파나마 정부가 적발한 북한 국적의 의심 선박에는 지대공 미사일용 레이더 시스템이 실려 있었다는 분석이 16일(현지시간) 제기됐다.
군사전문지 'IHS 제인스 위클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쿠바를 출발해 북한으로 향하던 북한 선박에 실려 있던 부품에 'RSN-75 Fan Song'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것으로 미뤄 SA-2 계열 지대공 미사일에 이용되는 사격통제 레이더 시스템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전문지는 "이 화물이 숨겨져 있는 형태와 적발 당시 선원들의 반응 등으로 미뤄 (군사) 장비가 은폐돼 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쿠바가 장비 업그레이드를 위해 북한에 이를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지는 또 "북한의 방공망 증강을 위해 사격통제 레이더 장비가 운반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의 방공망은 촘촘하지만 노후한 무기, 미사일, 레이더로 이뤄져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해운전문지인 '로이즈 리스트'의 리처드 미드 편집장은 적발된 '청천강호'는 북한 남포에 위치한 '청천강해운'이 보유하는 일반 화물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청천강호가 지난 1월 25일 중국 톈진(天津), 4월 12일 러시아 보스토치니를 거쳐 5월 30일 파나마 발보아에 도착했으며, 6월 1일 파나마 운하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날 파나마 정부가 미사일 부품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을 검문, 적발한 데 대해 지지 입장을 밝혔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파나마 정부가 북한 국적 선박을 검색한 것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면서 "파나마 정부가 요구하면 미국 정부가 기꺼이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제재를 규정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호, 1874호, 2094호 등을 언급하면서 "이 선박에 무기가 실려 있다면 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리카르도 마르티네이 파나마 대통령은 전날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쿠바에서 출발한 북한 국적 선박이 미사일 부품으로 의심되는 미신고 물품을 파나마 운하를 통해 밀반입하려 했다"면서 운항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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