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6일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등에 대한 재산압류 처분을 진행한 가운데 전 전 대통령 비자금 환수에 강한 의지를 보여온 박근혜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의 인연이 주목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국무회의에서 전 전 대통령 추징금 문제에 대해 "새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퍼스트레이디 대행 시절이던 1976년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로 발탁된 전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1979년 10ㆍ26사건이 터진 직후 합동수사본부장이었던 전 전 대통령은 청와대 금고에서 발견한 6억원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 돈은 이후 대선 과정에서 야당의 공격 소재가 됐다. 박 대통령은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받은 것인데 저는 자식도 없고 다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으면서 두 사람의 '악연'이 시작된다. 정통성이 없었던 전두환정권은 박정희 정권을 부정ㆍ부패 권력으로 몰고 가는 등 폄하했다. 전 전 대통령 집권 기간 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도 공개적으로 개최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박 전 대통령 평가가) 새 권력에 줄 서고자 하는 사람들에 매도되면 억울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에 입문한 박 대통령은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취임 인사 차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찾았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은 "여성 대표가 돼 국민 기대가 크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후 두 사람 간의 특별한 교류는 없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선출 뒤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 자택도 찾았지만 연희동을 방문하지는 않았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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