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이 발표한 '사료 원료 맛가루'와 관련 보건 당국이 제품의 유해성은 없다고 발표했다. 보건당국이 과학에 근거해 내린 결론이라고 하지만 '불량·비위생' 재료를 썼다는 경찰 발표를 반박하는 모양새여서 정부가 소비자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경찰이 적발한 '밥에 뿌려 먹는 가루' 업체와 제품 명단을 넘겨받아 조사한 결과, 제품이 저가·저질 원료로 만들어졌지만, 인체 유해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15일 밝혔다.
식약처는 경찰이 발표한 다시마분말과 채소류 분말 5종을 제조·판매한 I사, I사에 원료를 공급한 3개 업체, I사의 분말로 맛가루 등을 제조·판매한 147개 제조업체 및 112개 판매업소 등 총 263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I사가 제조·판매한 다시마분말은 자투리를 모은 저가 원료지만 인체 건강에 위해 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으며, 이 회사의 채소류 분말은 품질이 낮긴 하나 제품 가공 전에 선별, 세척, 건조 과정 등을 거쳤기에 위해성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또 이들 원료로 만든 184개 제품 중 재고가 있는 12개 제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이물질과 세균 등 기준 규격에서 모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이에 따라 이들 업체나 제품에 대해 회수 등 후속 조처를 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 수사 발표와 상반된 결론에 대해 식약처는 "경찰은 완제품의 위해성보다는 식품 원료의 건전성에 주안점을 두고 수사한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경찰이 수사하는 식품 원료의 건전성 확보도 식품위생관리에 중요한 요소이기에 앞으로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행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청의 불량 식품 수사·발표 전에 식약처와 사전에 협의해 발표하고 동시에 위반업체 공개 및 위반제품 회수·폐기가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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