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국내 인수합병(M&A)시장의 최대 화두가 될 우리금융 인수전이 드디어 막이 오른다. 최대 10조원대로 추산되는 초대형 매물이 나오는 만큼 인수 결과에 따라 국내 금융권 판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예금보험공사는 15일 우선 우리금융 계열 지방은행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매각 절차를 공고하고 인수 희망자를 받는다.
입찰, 실사, 본입찰 등의 일정을 고려할 때 두 지방은행의 최종 인수자는 오는 11월께 결론이 날 전망이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인수가는 각각 1조2,000억~1조3,000억원, 1조1,000억~1조2,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BS금융지주(부산은행)와 DGB금융(대구은행)은 경남은행에, JB금융(전북은행)은 광주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중국공상은행 등 외국계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지역 연고나 정서 등을 고려하지 않고 최고가격을 써 낸 쪽에 낙찰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나 지역 상공인들은 국회의원들까지 동원해 금융위원회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지방은행 매각과 관련해 지역민들에게 우선 협상권을 주는 것은 국가계약법 위반"이라며 "최고가격 낙찰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다만 이들 상공인이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사모펀드(PEF)에 참여하는 형태로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1조3,000억~1조5,000억원 대의 인수가격으로 추정되고 있는 증권부문(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파이낸셜 등)은 내달 초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증권그룹 유력 인수 후보로는 농협금융지주, KB금융지주, 현대차그룹 계열의 HMC투자증권, 교보생명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 당국자는 "계획대로 매각이 되지 않는 계열사는 내년에 우리은행과 묶어 팔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내년 1월 매각된다. 인수 가격은 프리미엄까지 합해 5조~6조원으로 추정되며 KB금융, MBK파트터스, 교보생명, 농협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의 우리은행 보유 지분 56.97%를 모두 파는 방안과 30% 이상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우리은행도 최고가격 입찰이 원칙이다.
우리금융 측은"다만 원할한 매각을 위해 인수 희망자의 요구에 따라 여러 가지 옵션을 줄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가 그 동안 우리금융에 지원한 순수 공적자금은 12조원, 여기에 공적자금 투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자 발행한 예보채의 이자까지 합치면 18조~19조원에 이른다. 반면 현재까지 우리금융에서 회수된 공적자금은 5조7,497억원이다. 최대 10조원으로 추산되는 우리금융 매각이 모두 마무리되면 나머지 공적자금도 회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금융위는 분산 매각과 관련, "지방은행과 우리투자증권을 먼저 판 뒤 나머지는 우리은행과 함께 묶어서 매각해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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