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착륙 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 214편 B-777기 조종사들은 당시 충돌 9초 전에 이르러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6면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고도 500 피트(152m)부터 고도 100 피트(30m) 전까지 조종사 3명 중 아무도 비행 속도에 대한 정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고도 500 피트 시점(충돌 34초 전) 이전에 한 명이 고도가 낮아지는 속도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조종사들이 충돌 9초 전이 돼서야 비행기의 착륙 속도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NTSB 조사 내용에 따르면 조종사들은 충돌 3초 전과 충돌 1.5초 전에 정상 착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착륙을 포기하고 기수를 올리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CVR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두 차례에 걸쳐 충돌 3초 전 누군가가 '복항'을 외쳤고 1.5초 전에도 '복항'이라는 고함이 들렸다고 허스먼 위원장은 밝혔다.
이는 조종사들이 충돌 직전에야 잘못된 고도와 속도로 활주로에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기수를 올리려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허스먼 위원장은 지금까지 분석 결과 각종 자동 비행 장치들이 비행 중에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NTSB는 현장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보고 워싱턴DC 본부로 복귀해 블랙박스 조사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의 현지 브리핑도 이날로 마감됐다.
한편 부상자 180여명 중 11일 기준으로 9명이 병원에 남아 있으며 이 중 3명은 중태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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