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문신용 염료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과 유해 중금속이 다량 검출됐다고 한국소비자원이 11일 밝혔다.
소비자원이 문신용 염료 11종(국내산 2종·수입 9종)을 검사한 결과 프랑스산 1개 제품에서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물질인 나프탈렌과 크리센이 660ppm 검출됐다. 유럽연합(EU) 허용치(0.5ppm)를 무려 1,320배 초과한 양이다.
다량 노출되면 나프탈렌은 용혈성 빈혈, 크리센은 피부 종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산 2개 제품에서는 바륨이 EU 허용치(50ppm)보다 485배 많은 2만4,233ppm이 들어 있었다.
바륨은 피부와 눈에 자극을 주고 체내에 흡수되면 위장 장애·심전도 이상·신경계 이상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 바륨을 포함해 나프탈렌과 크리센은 국내에서 화장품 원료로도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EU와 달리 문신용 염료에 대한 안전 기준이 없는 데다, 염료가 일반 공산품으로 분류돼 안전 관리에 취약하고 소관 부처도 불명확하다고 한국소비자원은 지적했다.
조사 결과 제품의 표시 사항에도 문제가 많았다. 문신용 염료는 개봉 후 장기간 보관·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사용 기간, 보관 방법, 사용상 주의 사항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지만 EU의 '영구화장 및 문신의 안전성 관련 결의'에 따른 표시 사항을 모두 준수한 제품은 하나도 없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문신용 염료의 안전 관리 방안 마련과 제품의 표시 사항 개선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기술표준원에 요청할 것"이라며 "관계 부처에도 이번에 유해 물질이 검출된 제품을 조속히 회수하도록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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