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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충돌 전 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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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충돌 전 8초'

입력
2013.07.0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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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B-777기는 사고 직전까지 순항하다 충돌 8초 전 갑자기 조종사에 의해 엔진 출력이 높아지고 복항이 시도되는 등 급박하게 돌아갔다.

8일(현지시간)까지 NTSB가 녹음기록 등을 토대로 정리한 1차 조사 결과로 구성한 시간대별 상황을 보면 충돌 8초 전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충돌 82초 전 사고기는 고도 1,600피트 상공에서 자동항법장치를 끄고 착륙을 위한 수동 조종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돌 73초 전에는 고도를 1,400피트로 낮췄고 속도는 시속 315.4㎞로 떨어뜨렸다. 이어 사고기는 충돌 34초 전까지만 해도 권장 속도와 거의 차이가 없는 시속 248km로 활주로에 접근했으나 그 후 속도가 지나치게 빨리 감소했다.

고도와 속력을 낮추던 기장은 16초 전 200피트 상공에서 속도를 시속 218.9㎞로 낮췄다. 이후 충돌 8초 전 고도는 125피트로 낮아졌고 당시 속도는 시속 207.6㎞였다. 이 때의 항공기 권장 속도가 시속 253km임을 감안하면 사고기의 속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 충돌 7초 전 조종석에는 '속도를 높이라'는 외침이 나왔고 4초 전 비행기가 추력을 잃을 수 있다는 걸 조종사에게 알려주는 신호인 '스틱 셰이커'(조종간 진동) 경보가 올렸다.

출동 3초 전 사고기의 속도는 시속 191.5㎞로 권장 속도인 시속 252㎞에는 더욱 모자란다.

50%이던 엔진 출력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충돌 1.5초 전 조종사는 착륙을 포기하고 기수를 다시 올려 복항을 시도하지만 순간 사고기 꼬리 부분이 활주로가 시작하는 지점 앞 방파제에 충돌했다. 충돌 순간 사고기의 속도는 시속 196.3㎞로 충돌 3초 전보다 높았다. 조종사가 복항을 위해 엔진 출력을 높이려고 시도했다는 반증이다.

한편 사고기 조종사가 '출력 레버를 당겼지만 생각만큼 출력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국 사고조사반에 진술한 것과 관련해 조사반 관계자는 "레버를 당기면 출력이 올라갈 때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충돌했기에 큰 의미가 없는 진술"이라고 말했다.

NTSB와 국토교통부의 발표를 종합하면 사고기는 충돌 8초 전부터 이상을 감지하고 복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착륙이 임박한 상황에는 통상 엔진을 거의 줄이는 것을 감안할 때 추력를 증가하려 했다는 것은 다급함을 느낀 상황에서 기장이 복항을 위해 엔진 출력을 높였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행기는 착륙시 가속도가 붙기 때문에 8초라면 복항을 하기에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수치만으로 기장이 8초 전에 복항을 시도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속도가 생각보다 떨어졌다고 판단되면 속도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운항 속도를 조정하기 때문에 8초 시점에 나타난 엔진 출력 상승이 복항을 시도한 것인지, 속도 조절을 위한 것인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8초 전에 복항을 시도했는데 속도가 충돌 직전에야 오르기 시작한 것을 두고 엔진 성능 등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정상 운항하던 비행기에서 조종사가 8초 전에야 위급 상황을 인지한 이유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고기인 B-777기종에는 적절한 속도와 고도를 유지하도록 동력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오토 스로틀(auto throttle)' 이 있는데도 속도가 떨어지고 고도가 낮아졌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블랙박스를 해독해봐야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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