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저녁 중국 저장(浙江)성 장산(江山)시내 쉬장(須江)공원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로 숨진 중국인 여고생 2명을 애도하고 명복을 비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두 명의 여고생을 추모하는 행사를 갖기 위해 수백명의 시민이 공원에 모인 것. 이들은 바닥에 커다란 하트 모양과 두 여고생 이름의 영문 이니셜이 새겨진 촛불을 켜 놓고 숨진 여고생의 이름을 외치며 흐느꼈다.
두 여고생의 모교 장산중고교 학생들을 포함한 일반 시민 참가자들은 엄숙한 표정으로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9일 전했다.
참가자들은 10여 분 동안 "예멍위안과 왕린자야. 집으로 돌아오렴. 어서 빨리 돌아오렴"이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숨진 두 여고생의 초등학교 시절 담임을 맡았던 쉬(徐) 교사도 공원에 나와 "둘은 매우 우수한 학생이어서 앞으로 원대한 꿈을 펼칠 수 있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또 중국의 주요 도시 곳곳에서 숨진 여고생을 추모하는 크고 작은 행사가 이어졌고 사이버 공간에는 이들을 추모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숨진 왕양의 부모는 이 같은 추모 행사를 뒤로한 채 이날 상하이 공항을 통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왕양의 부모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참담한 심정뿐이다. 딸을 만나러 갈뿐"이라고 짤막하게 말한 뒤 비행기에 올랐으며, 또 다른 가족과 장산시 교육관계자들도 숨진 여고생의 장례 등 사후 처리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현지에 도착했다.
숨진 중국 여고생 2명에게는 각각 140만위안(약 2억6,000만원)의 배상금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항공법학회 측은 사망자의 가족이 받게 되는 배상금의 주요 원천은 항공사가 부담하는 배상액이고, 사고의 최종 책임이 항공사에 있는 것으로 확정된다면 항공사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보스턴 마라톤 현장 폭발 사고로 사망한 중국인 희생자에게는 219만 달러(약 25억원)의 배상금이 주어진 바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사고로 사망한 중국학생과 피해를 입은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국민의 안전인데 이런 사고가 나서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이번 사고도 상세히 원인을 밝혀 앞으로 더 이상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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