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앞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그린푸드존)에서 판매되는 상당수의 식품에서 타르 색소가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타르 색소는 어린이 행동과 주의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물질이다.
한국소비자원은 4일 수도권 30개 초등학교 앞 그린푸드존에 소재한 문구점 등에서 판매되는 캔디, 과자 등 100개 식품을 시험 검사한 결과, 73개 제품에서 타르색소가 검출됐다고 4일 밝혔다. 특히 어린이들이 즐기는 껌류 15개 중 3개 제품에서 사용이 금지된 적색 102호 색소가 검출됐다.
개별 사용보다 혼합 사용 시 부작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타르색소는 이번 조사에서 무려 53개 제품이 2개 이상의 타르색소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30개 제품에 대한 타르색소 함량을 시험한 결과에서는 4개(13.3%) 제품이 유럽연합(EU)의 허용 기준치를 초과됐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유럽연합 등과 달리 타르색소 사용이 가능한 식품만을 지정하고 있을 뿐 사용할 수 있는 양(함량)을 별도로 규제하고 있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원은 어린이 ADHD(주의력 결핍·과잉 행동 장애)를 유발하는 등 타르색소의 안전성에 대한 다양한 논란이 국내외에서 지속되고 있는 만큼 어린이 기호식품에 타르색소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그린푸드존 판매 식품의 44.7%가 어린이 건강에 해로운 고열량·저영양 식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린푸드존에서 고열량·저영양 식품을 판매하지 않는 우수판매업소(1,904개) 수는 전체 판매업소(4만2,996개)의 약 4%에 불과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허용 기준치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어 식품업체가 타르 색소를 대량으로 사용하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어린이 식품에는 타르 색소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일반 식품에는 허용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그린푸드존의 운영 관리를 강화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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