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 인수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간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2일 언론을 통해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을 내놓은 만큼 이제부터 이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우리투자증권 인수가 농협금융 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인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농협금융의 재정적·정서적인 환경, 가격의 적정성 등이 고려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관한 정부 계획이 나온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농협금융으로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임 회장은 금융지주사들의 최대 관건은 은행, 증권, 카드 등 지주회사 산하 계열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잘 구성하느냐에 있다며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80%에 달하는 은행 비중을 낮추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다시 말해 증권과 같은 비은행권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KB금융지주가 지목되고 있다. 최근 임영록 KB금융 회장 내정자는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국민은행 노조측도 우리금융 증권계열 인수를 회사측에 요구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달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등 증권계열사들이 이달부터 주관사 선정 등 매각절차가 시작된다.
임종룡 회장은 또한 지주 산하 농협은행의 카드 분사에 대해 "분사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농협카드가 전국 농협은행과 지역 단위농협 등 네트워크가 탄탄해 다른 카드사들과 직접 경쟁해 볼 만하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분사를 통한 규모 확장보다는 내실다지기에 주력하는 것이 옳다"고 말해 카드 분사는 중장기적 과제임을 시사했다.
한편 정부가 도로공사 지분 5,000억원을 현물출자해 농협중앙회에 지원할 계획과 관련해 임 회장은 "아직 정부로부터 정확한 계획을 전달받지 못했지만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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