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방문에서 했던 대북 발언에 대해 "우리의 존엄과 체제를 모독하는 도발적 망발"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방중 기간에 "'새로운 남북관계'니, '새로운 한반도'니 하면서 우리에 대해 또다시 변화 타령을 했는데 변해야 할 것은 남조선 정권"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외세의 힘을 빌어 우리를 무장해제시키고 반공화국 국제공조로 우리 체제를 변화시켜 보겠다는 것인데 그것이야말로 허망하기 그지없는 개꿈"이라며 "우리는 박근혜에 대해 지금 마지막 인내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또 "우리의 핵은 어떤 경우에도 흥정물이 될 수 없으며, 협상탁의 거래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과 "한치도 다를 바 없는 위험천만한 대결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이어 박 대통령이 칭화대 연설에서 "북한이 내건 핵무기 개발과 경제건설의 병행 노선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고, 스스로 고립만 자초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에 대해 "우리의 존엄과 체제, 정책 노선에 대한 정면 도전이고 용납할 수 없는 중대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남조선 당국이 진정으로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을 바란다면 대결적 언동을 걷어치우고 민족적 입장으로 돌아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5월에 이어 오늘 또 북한이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했다"면서 "기본적으로 국가원수에 대해 매우 적절치 못한 표현과 언사를 쓴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남북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언행을 자제하고 절제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행태는 국제사회가 보기에도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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