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캘린더 그랜드슬램'과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다. 올 해 열린 3개 메이저대회 석권한 '골프 여제' 박인비(25ㆍKB금융그룹)가 새로운 역사 도전에 나선다.
여자 선수 중 누구도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휩쓸지는 못했다. 골프에서 4대 메이저대회 체제가 확립된 이래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오직 남자 골퍼 보비 존스(미국) 뿐이다.
박인비는 8월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드 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캘린더 그랜드슬램'과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동시에 도전한다.
박인비는 1일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서보낵 골프장(파72ㆍ6,821야드)에서 열린 제68회 US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2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2위 김인경(25ㆍ하나금융그룹)을 4타 차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이로써 올 시즌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 이어 US여자오픈까지 제패한 박인비는 1950년 자하리아스 이후 63년 만에 시즌 개막 후 메이저 3연승을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 여섯 개의 우승컵을 수집한 박인비는 2001년과 2002년 박세리(36ㆍKDB금융그룹)가 세운 한국 선수 시즌 최다승 기록(5승)도 갈아치웠다. 메이저 4승 포함해 개인 통산 9승째다. 또 LPGA 챔피언십과 아칸소 챔피언십, US여자오픈까지 연달아 우승한 박인비는 2008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이후 5년 만에 3개 대회 연속 우승 기록도 세웠다.
US여자오픈을 제패한 박인비는 12주 연속 세계여자골프 1위 자리도 지켰다. 박인비는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3.27점을 받아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ㆍ8.29점)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상당 기간 독주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우승 상금 58만5,000달러(약 6억6,600만원)를 받아 시즌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한 박인비는 상금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도 부동의 1위다.
승부는 싱겁게 끝났다. 김인경보다 4타 앞선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박인비는 9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여 버디로 연결한 뒤 10번홀(이상 파4)에서는 3.5m 거리에서 파 퍼트를 홀에 떨어뜨려 순식간에 6타 차로 달아났다.
이창호기자 ch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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