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를 주제로 현대적인 수묵화 세계를 창조하고 있는 작가 김현경의 6번째 개인전이 7월 10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서초동 갤러리마노(02-741-6030~6031 www.manogallery.com)에서 열린다. 사군자 즉, 문인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 중인 작가는 정형화된 화법을 탈피하고 있다. 작가는 종이, 물, 벼루, 붓 네 가지 재료를 사용하지만 대나무가 지닌 이미지를 직선으로 해석해 화면을 채우고 있다. 강한 직선들은 수직과 수평으로 나타나 기하학적 이미지로 변형된다. 작가는 이를 통해 현대적인 조형성을 선보여 새로운 개념의 사군자 또는 문인화의 가능성을 열고 그 지평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은 김현경의 작품세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의 작품에서 정형화된 사군자의 이미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사군자의 화목인 대나무는 현대적인 조형성을 위한 소재 제공의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물론 사군자라는 화목이 지니는 상징성을 외면할 수는 없다. 내적인 가치, 즉 의미내용에서는 사군자의 상징성을 취하는 까닭이다. 김현경의 대나무는 현대적인 조형어법과의 만남을 통해 전혀 새로운 이미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개인전 주제는 이다.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관람자들이 그들만의 기억 속 이미지들이나 감성을 끌어내길 바란다. 김현경은 "내 그림을 보며 그들이 가졌던 기억의 한 조각이라도 끄집어 내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을 즐겼으면 한다. 현대 미술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자극적이어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인간이 절대로 놓을 수 없는 부분은 바로 마음속에 담아 놓은 기억, 추억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관람객들이 새로운 대나무 숲 그림을 보며 잔잔한 기억을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희망한다. 그 기억으로 인해 마음의 평안함을 찾고 치유의 효과를 얻기를 기대한다. 녹음이 짙어가는 7월, 묵향이 차곡차곡 스며들어 배어 나오는 작품을 감상하면서 한줄기 시원한 바람을 느껴 보는 건 어떨까.
작가 김현경은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현재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200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한국과 독일, 일본, 홍콩 등지에서 다양한 전시회를 개최했다. 2007년 한국 미술 정예작가 대상을 수상한 김현경은 2006년 한국 미술 문화상 특별상, 2005년 한국 미술대전 우수상, 2003년 미술세계 대상전 특선에 뽑히는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지니고 있다. 포춘코리아 하제헌 기자 azzu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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