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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6월 28일] '네버 엔딩스토리' '제2연평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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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6월 28일] '네버 엔딩스토리' '제2연평해전'

입력
2013.06.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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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명문대학 가운데 하나인 예일대 교정에는 한 젊은이의 동상이 서있다. 예일대 재학생으로 미국 독립전쟁에 자원입대했던 나단 헤일이란 청년의 동상이다. 그는 전투에서 국가정보를 다루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영국군의 포로가 되었다. 적군은 그에게서 주요기밀을 빼내기 위해 혹독한 고문을 했고, 목숨을 살려 주겠다는 회유를 했지만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자신의 목숨이 아닌 조국이었다. 1776년 그는 교수형에 처형됐고, 전쟁이 끝난 후 예일대는 그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고자 대학 캠퍼스 내에 동상을 세운 것이다. 그의 동상 받침대엔 오늘도 이런 글귀가 남아있다. '나는 내 조국을 위해 바칠 목숨이 단 하나뿐임이 안타까울 뿐이다.' 손이 묶이고 발에 사슬이 채워진 채 서 있는 젊은 애국자의 동상은 '하나님을 위하여, 조국을 위하여, 그리고 예일을 위하여'란 그 대학의 건학정신을 오늘도 묵묵히 후배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인천 송도고 교정에도 군복차림의 한 젊은이 동상이 세워져 있다. 서해안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72회 졸업생 고 윤영하 소령의 동상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3, 4위전이 있던 그 토요일 오전 10시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군 고속정 2척'등산곶 383호'와'등산곶 684호'에 의해 우리 해군 참수리 357호가 기습 공격을 당해 장병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했다.

그래서 해마다 6월29일이 되면 송도고 교정에서는 고 윤영하 소령에 대한 추모행사가 열린다. 벌써 11년째다. 교정 한쪽에 위치한 윤 소령 동상 앞에서 아들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그의 부모님과 해군관계자 및 해군군악대가 참여해 1,500여 학생, 교직원, 동문들과 함께 추모행사를 갖는다.

금년부터는 교육적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국가관을 심어주고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대한민국 영토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한 추모행사를 계획했다. 서해 5도 지역을 포함하는 인천지역 중고생들의 '제2연평해전 용사 추모 문예글짓기 대회'가 마련되고, 추모행사에 이어 강당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해군제독의 특강이 이어진다.

요 며칠사이 가슴이 먹먹해 지는 일들이 있었다. 윤 소령의 부친이 학교 선생님들에게 나눠 줄 떡 바구니를 들고 학교를 찾아 주었고, 윤 소령의 해군사관학교 50기 동기생들이 퇴근길에 윤 소령의 후배학생들에게 전해 달라며 장학금을 들고 온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이 중심이돼 시작된 성금 모금 캠페인이 6,000만원을 넘어섰다. 학생들의 참여를 학부모들이 격려해 주었고, 송도학원 재단이 큰 기부를 해 준 것이다. 이 성금은 현재 제작 중에 있는 영화'NLL- 연평해전'의 제작비 후원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지난 10여년 넘게 모진 비바람 맞아가며 모교의 교정 한쪽에 동상으로 서있는 선배를 영화로나마 부활되기를 염원하는 후배학생들의 모습이 참으로 대견하고 눈물겹다.

영국 국민들은'워털루'전투에서 영국군이 나폴레옹의 대군을 물리칠 수 있었던 힘의 근원이 워털루대전을 지휘한'웰링턴'장군의 모교인 이튼스쿨 운동장에서 길러진 것이라 말한다.

지금 우리가 위협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영토가 어디 서해 NLL과 휴전선 비무장지대 뿐이겠는가. 이웃하고 있는 일본은 어떻고 또 중국은 어떠한가. 우리가 지켜내야 할 이 나라 대한민국의 영토, 영해, 영공이 온통 외부의 위협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가르쳐 알게해야 한다.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 그리고 현충일이 무슨 날인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문제는 결국 오랜기간 이념논쟁에 사로잡혀온 정치권과 기성세대들의 책임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부디 'NLL- 연평해전'의 이야기가 나라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우리사회의 교과서가 되기를 기대한다.

오성삼 인천 송도고 교장ㆍ 전 건국대 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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