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어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와 두 나라 공동 번영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두 정상은 어제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공동 이익에 부합함을 확인하고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특히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북한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와 9· 19 공동성명의 '모든 북한 핵 파기'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역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확인한 수준을 넘어 대북 압박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중 정상은 이와 함께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시진핑 주석은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상을 환영하고,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도 원칙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공동성명 내용은 일부에서 기대한 대로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수준을 넘는 대북 압박은 애초 기대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비핵화 공조 합의를 구체적 실천으로 이끄는 것이 향후 대중 외교의 과제로 남았다.
시진핑 체제 중국의 대북 정책은 북한의 '체제 안정'과 '비핵화'를 두 축으로 삼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북한의 체제 불안을 우려, 대북 제재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위협과 미국의 군사적 대응이 미중 관계와 안보 환경에 불안정을 초래하자 북한 통제에 나섰다. 김정은 체제가 어느 정도 정착한 것으로 보고 비핵화 쪽에 무게를 둬 미중 관계와 대외 환경을 안정시키려는 것이다. 중국의 기본정책을 올바로 인식,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을 위한 지속적 외교 노력이 필요하다.
두 나라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내실화를 위해 청와대 안보실장과 중국 외무담당 국무위원의 대화 체제를 구축하는 등 전략적 소통 강화에도 합의했다. 또 교착 상태인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진전에 힘쓰기로 하는 등, 경제 문화 사회 분야의 다양한 교류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중 정상의 '미래비전 공동성명'은 박 대통령의 임기 5년간 한중 관계 발전에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박 대통령이 방중에 앞서 언급한 대로, 향후 20년을 내다보는 한중 공동 번영의 새 청사진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 대통령은 경제에 치중된 한중 관계를 정치· 안보 분야로 넓혀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내실 있게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었다.
공동성명은 이런 의지를 충실히 반영한 결실로 평가할 만하다. 중국과 더불어 한반도와 동북아의 밝은 미래를 열어 가는 데 더욱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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