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의 범위와 용도는 필요에 의해 정해진다. 뜻도 변하고 용법도 바뀌는 어휘의 특성은 사전적 정의나 고전적 해석으로는 한계에 부딪힌다. 어느 한국인의 어휘력이 아무리 좋다 해도 ‘one-hand food’나 ‘fast-casual’같은 어휘를 듣고 얼른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외국인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말의 응용과 변화야말로 어휘력 증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되는 이유가 될 것이다.
과거 같았으면 ‘빠른 음식’‘느린 음식’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했지만 삶의 형식이 바뀌면서 한 손으로 들고 먹는 햄버거처럼 ‘fast food’라는 말이 나오고 혹자는 ‘one-hand food’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런 속성 음식에 질린 사람들은 식당에 앉아서 그래도 약간의 여유를 찾자는 의도에서 ‘fast-casual’방식을 택하게 되고 이것도 나중에는 ‘천천히 요리해서 오랜 시간 많이 씹고 섭취하자’는 ‘slow food’ ‘slow cooking’ 얘기가 나오게 되었다. 수렵 시대에는 대부분의 직업이 농업과 수렵 혹은 가사였겠지만 당시에 생긴 farming과 farmer라는 용어는 지금도 그대로 존재하면서 새로운 말로 파생이 된다. Farmer의 기본 어휘에 pharmer같은 말을 덧붙이는 식이다. Pharmer는 제약사 Pharmacist의 앞부분을 변형한 말인데 DNA를 조작하여 첨단 식품이나 상품을 만들어 내는 전문가를 말하고 DNA를 조작하여 비타민성분을 증가시킨 golden rice가 좋은 예다.
화장하는 것을 Makeup라고 하는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우리말로는 ‘쌩얼’이라고 하는 것처럼 영어에서는 MakeUnder라는 말이 생겼다. ‘저작권’을 copyright라고 부르자 이에 대항하며 ‘공유를 주장하는 여론’을 copyleft라고 부르는 것도 비슷한 현상이다. Dressup이 ‘정장을 차려 입다’는 뜻이라면 dressdown은 아무거나 입는 것이고 자유 복장을 하는 금요일을 ‘Casual Fridays’라고 부르고 완전한 캐주얼과 정장의 중간을 third wardrobe라고 부르는 것도 흥미로운 현상이다. 휴대 전화로 문자를 보내게 되면서 ‘엄지족’이라는 용어가 생겨나고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 동시적 현상으로서 영어로 thumb culture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방식의 어휘 생성과 습득을 쉽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역시 간단하고 쉬운 방법은 원어민들의 토론 장소나 댓글 혹은 일상의 소통 현장에서 영어 원문을 꾸준히 접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교실이나 사전 혹은 참고서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