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현 CJ 회장이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5분쯤 변호인과 함께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이날 이 회장을 상대로 국내외 비자금 운용을 통해 510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CJ제일제당의 회삿돈 60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 일본 도쿄의 빌딩 2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350여억원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 회장이 임직원 명의를 빌려 서미갤러리를 통해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세탁하고 관리한 의혹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또 지주회사와 계열사의 분식회계와 국내외 차명계좌 거래,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재산 국외도피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을 이날 밤늦게까지 조사한 뒤 추후 추가 소환 및 신병처리 수위에 대해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회장의 범죄 혐의가 무겁고 액수가 크며 증거인멸 우려가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해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CJ그룹 내에선 향후 그룹을 끌고 갈 비상 체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에서는 일단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 E&M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거나, 그룹 공동 대표이사인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경영을 맡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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