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김연아(23)가 국내 팬들의 기립 박수 속에서 올림픽 2연패의 자신감을 얻었다.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아이스쇼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소치 동계올림픽의 금빛 을 더욱 환하게 만들었다.
김연아는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링크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 에어컨 올댓 스케이트 2013' 일정을 모두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치 올림픽 때는 쇼트프로그램이나 프리스케이팅 모두 그 동안 해왔던 것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김연하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강조되는 곡, 프리스케이팅에서 우아함을 한껏 뽐낼 수 있는 곡을 주로 골라 왔다. 지난 시즌 218.31점으로 세계선수권자로 등극했지만 현역 마지막 무대가 될 소치 올림픽에선 새로운 변신을 통해 '피겨 퀸'의 당당함을 재확인하려는 것이다.
김연아는 이번 아이스쇼를 통해 더욱 성숙한 연기와 표현력을 보여줬다.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 '이매진'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진한 감동을 안겨줬고, 이번 쇼의 컨셉트였던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통해 세 차례나 트리플 점프와 더블 악셀 등 뛰어난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해 팬들을 열광시켰다. 올림픽 2연패 달성에 가장 근접한 세계적인 스타임을 입증했다.
김연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그 동안 잘 해왔기 때문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 같다"고 설명한 뒤 "의상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안긴 푸른 색 의상에 대해서는 "굳이 거기에 맞출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하면서 "밝힐 수 있는 힌트는 다 드린 것 같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또 "아이스쇼를 준비하는 동안 새로 받은 프로그램과 공연을 동시에 훈련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면서 "이제 한 고비를 넘겼으니 시즌 준비에 집중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이번 주에 쇼트프로그램 안무를 짠 뒤 오는 9월 발표할 예정이다. 그리고 10월25일부터 27일까지 캐나다 세인트존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2차 대회와 11월15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5차 대회에 출전하면서 본격적으로 2013~2014년 시즌에 들어간다.
김연아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완성되면 먼저 데이비드 윌슨과 함께 안무를 익히는 데 집중한 뒤 음악에 맞춰 기술적인 요소의 수준을 높일 계획이다. 그리고 시즌이 시작되면 그랑프리 시리즈를 통해 완성도를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올림픽에 출전한다.
이런 일정에 대해선 "새 프로그램을 빠른 시일 안에 소화하는 것이 과제"라며 "천천히 끌어올려 온 체력을 본격적으로 다듬어 곧 빙상 훈련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일이고 이번 시즌은 다르다"면서 "오랜만의 그랑프리인 만큼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미 김연아의 금빛 도전은 시작됐다. 지난 21일부터 사흘 내내 1만5,000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성원이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나선 애슐리 와그너(미국)도 '김연아의 기술은 세계 최고이고, 장점이 많은 선수'라고 인정했듯이 올림픽 2연패의 꿈은 시나브로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이창호기자 ch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