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3일 나흘 앞으로 다가온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마무리 준비에 몰두했다.
박 대통령은 금요일인 21일과 주말인 22일에 이어 이날도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방중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방중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봐야 한다. 27일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등 북한 관련 이슈와 경제협력 및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문화 교류 등 3가지 주제가 핵심 의제가될 전망이다.
북한 비핵화
한중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첫 의제는 당연히 북한의 비핵화 등 북핵 관련 이슈가 될 것 같다.
중국은 대체로 한반도 비핵화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을 줄곧 견지해왔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이런 원칙은 확인됐다.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은 이 같은 중국의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양 정상의 합의문에도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메시지는 어떤 식으로든 담길 것 같다. 과거 한중 공동성명에서도 '한반도의 비핵화 지위 확보'(노무현 정부), '9.19 공동성명 이행'(이명박정부) 등의 문구가 포함됐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자신의 대북정책 골격이라고 할 수 있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에 대해 시 주석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시간을 갖고자 할 것이다. 시 주석으로부터 지지까지 끌어낸다면 금상첨화이다.
탈북자 송환 문제가 언급될지도 주목된다. 물론 북중 관계가 얽힌 민감한 문제이다 보니 양 정상 간 직접적 의견 교환은 힘들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중 FTA 등 경제 이슈
양 정상은 경제 분야에서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두 나라 사이의 경제협력은 눈에 띄게 늘어나 지난해 중국은 우리나라와 2,151억 달러에 달하는 교역량을 기록한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 잡았다.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강화, 발전시키는 방안은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 같다. 특히 한중 FTA에 대한 건설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느냐를 지켜봐야 한다. 현재 양국은 FTA 관련 논의를 1단계에서 5차 협상까지 진행했으며 2단계 논의로 단계를 진척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방향과 범위를 놓고 의견차를 보이는 상황이어서 양국 정부 모두 두 정상이 FTA에 대해 보다 진전된 내용을 끌어내기를 희망하고 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의견 차를 조금 좁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문화 분야 교류·협력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인문문화 분야의 교류ㆍ협력 방안도 긴밀히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은 방중 기간에 가급적 많은 문화 행사 일정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문화 고도(古都) 시안(西安)을 방문하는 것도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통역 없이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중국어 실력을 갖춘데다 중국의 역사와 철학에 대한 조예도 깊어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 국민 간의 심리적 거리를 단축시키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양국 간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구체적 합의가 정상회담 중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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