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3일 자신들이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던 미국을 겨냥해 "한반도 정세를 격화시키는 '진짜 범인'이 미국"이라며 대미 비난 공세를 벌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개인 필명의 글에서 미국을 '6ㆍ25전쟁을 일으킨 도발자', '정전협정을 휴지장으로 만든 범죄자', '한반도 핵위기를 몰아온 진범'으로 몰아세웠다. 노동신문은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서 진행하는 각종 합동군사연습은 '북침 전쟁용'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근원은 미국의 '대조선(북한) 적대시 정책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북미 고위급 회담 제안 사실을 거론하면서도 "미국은 우리가 먼저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도발과 위협을 중단해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횡설수설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북미 대화를 갖자고 제안하면서도 노골적으로 미국을 비난하는 등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신석호 유엔 주재 북한대사도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유엔군사령부 해체와 평화협정 전환을 거부하면 정세는 계속 격화될 것이고 전쟁 위험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강경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북한의 핵 협상을 총괄하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22일 북한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김 1부상이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등을 만난 사실을 전하면서도 면담 내용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김 1부상은 양 위원을 만나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떤 형태의 대화도 환영한다"고 말해 신 대사와는 온도 차를 보였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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