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 감사원장이 국회업무보고에서 지방자치단체 주요사업의 예산편성과 집행실태를 감사중이라고 밝혔다. 지자체의 주요 사업과 지방공기업의 재무구조를 점검하여 재정이 효율적으로 운용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4월 발표된 전국 6개 경전철 사업 감사 결과를 포함하여 거의 매년 실시된 감사원의 지자체 감사를 통해 수많은 비리공무원들이 처벌 받은 만큼 이번에는 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낙관하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도 그랬지만 남은 1년 동안 표를 의식한 크고 작은 재정낭비 사업이 곳곳에서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시성사업으로 재정이 파탄 나도 책임을 지지 않으니 악순환은 반복된다. 그 결과 지자체와 지방공기업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전국 244개 지자체의 직접 부채와 산하 공기업의 부채, 민간사업 부담액을 합친 지방의 총부채는 지난해 126조원을 넘어섰다.
물론 지방재정이 악화일로에 있는 것은 지자체의 과시형 사업이나 비리 탓만은 아니다. 정치권이 지자체의 재정부담을 충분히 고려치 않고 무상보육을 밀어붙여 일부 원인을 제공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세와 지방세간의 세제 구조를 개선하거나 무상보육예산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자체간의 부담을 조정하는 등 지방의 재정기반을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방의 재정위기를 막기 위한 중앙정부의 지원에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지자체 예산 및 지방공기업의 재정구조에 대한 총체적 점검을 통해 중복지원, 사업타당성 부족 등 비효율적 운용에 따른 예산 낭비를 막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된다. 혈세를 낭비한 지자체장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도 나와야 한다. 지자체들도 경상경비와 축제성 예산의 세출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 이번의 감사원 감사가 이 같은 지방재정개혁의 선순환을 일으키는 데 보탬이 되는 생산적인 감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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