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자쉬안(唐家璇)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16일 "중국은 대(對)한반도 정책의 3가지 요소 중에서 비핵화를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방한 중인 탕 전 국무위원은 이날 여의도 63빌딩 중식당에서 윤 장관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중국의 한반도 3대 정책 요소는 ▦한반도 평화∙안정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이다. 비핵화보다 한반도 안정을 중시해 왔던 중국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비핵화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대북 정책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탕 전 국무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 중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중국은 한미중 대화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남북 당국회담에 이어 북미 고위급 회담을 제의한 것과 관련, "(한국 정부가) 북한의 태도 변화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이 북한과 대화를 개시하고 남북관계 진전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탕 전 위원은 박 대통령의 이달 말 중국 방문과 관련해 "중국 외교사에서도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마련되는 미래비전의 이행을 통해 양국이 전략적 신뢰에 기반한 새로운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장관은 이에 대해 "중국이 미국에 대해 '신형대국관계'를 추구하듯 한국도 신뢰외교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신형 남북관계, 더 나아가 신형 동북아 관계를 추진하고 있다"며 "북한의 진정하고 지속 가능한 변화를 위해 한중 양국이 긴밀히 협조하자"고 말했다.
앞서 탕 전 국무위원은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1세기 한중교류협회 회원들과 조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한국에선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가 곧 붕괴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데 내 판단은 그렇지 않다"며 "김 제1위원장이 군과 당을 장악했기 때문에 섣불리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달 최룡해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났을 때 시 주석은 북한의 핵무기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에 쐐기를 박았다"며 "그것이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히고 남한에 대화를 제의한 것도 그런 분위기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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