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이 1로 중앙에 울타리를 쳤을 때 백홍석이 2로 다가선 건 1이면 2로 붙여서 좌변을 최대한 키우려는 생각이지만 이세돌이 절대로 그렇게 둬 줄 리가 없다. 당연히 3으로 반발했다. 그러자 백홍석도 4로 쳐들어갔는데 실은 이게 과했다. 그냥 A로 한 칸만 뛰는 게 정수다. 물론 백홍석도 이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그런 정도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을 것 같아서 한 발짝 더 내디딘 것인데 막상 5의 반격을 당하고 보니 다음 수가 쉽지 않다.
1은 3, 5로 끊겨서 백이 안 될 것 같다. 그래서 6부터 10까지 아예 중앙에서 터를 크게 잡고 살아버리려는 생각이지만 대신 좌변 백진도 많이 부서졌으므로 아직도 전체적으로 흑의 우세는 변함이 없다. 13으로 단단하게 상변을 지키는 이세돌의 손길에서 "이것으로 이 바둑은 확실히 내가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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