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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강경 대외정책 획기적 변화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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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강경 대외정책 획기적 변화는 어려워

입력
2013.06.1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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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유 신장, 야권지도자 가택연금 해제 가능성(7매 톱)

중도파 하산 로우하니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핵개발과 시리아 사태 등에서 사사건건 서방과 대립하는 이란의 강경한 대외정책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제기하며 각종 제재로 압박하는 미국, 유럽연합(EU) 등에 맞서 핵개발을 강행해 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P5+1’과 이란 간의 핵 협상은 지난해 4월 이스탄불 협상을 시작으로 4월까지 다섯 차례 진행됐으나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P5+1’은 2월 카자흐스탄 알마티 협상에서 대폭 양보한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이란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전보다 더 후퇴한 수준의 제안을 내놨을 뿐이다.

핵 문제를 비롯한 외교·국방 등 주요 현안의 최종 결정권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행사한다는 점에서 이란의 강경 기조에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란 대통령은 종신직인 최고지도자와 달리 국민이 직접 뽑는 선출직 최고위급으로, 일정부분 대외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대화의 돌파구를 위한 발판은 마련된 셈이다.

로우하니는 선거 유세에서 “서방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국제사회와 건설적 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유연한 협상자세를 표명했다. 로우하니가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물론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등 수뇌부와 두루 친분이 있다는 점도 협상 전망을 밝게 한다.

이란이 처한 경제상황도 강경 일변도의 협상기조에 대한 변화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금융거래 제한과 석유 금수 등 미국과 EU의 각종 제재로 이란 경제는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지난해 원유 생산은 전년보다 25% 감소했고, 석유 수출과 외환 수입 감소는 자국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리알화 가치가 2년간 70% 가까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률은 30%를 넘어섰고 실업률도 2011∼2012년 2년 연속 12%를 웃돌았다. 보수파 후보와 치열하게 경합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로우하니가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은 채 낙승한 배경에는 심각한 경제 상황을 개선해 달라는 이란 국민의 염원이 담겨 있다. 하메네이가 더 이상의 경기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강경한 대외정책을 고집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시리아 사태에서는 시리아 정부군을 지지하는 이란 입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우하니는 선거운동 중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개입에 반대한다”면서 “이란의 대 시리아 정책은 대선 이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내 정치에서는 국민의 자유권을 더 보장하고 정부 당국의 검열과 감시를 자제하는 등의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우하니는 특히 부패 척결을 위한 언론의 자유와 여성부 신설 등을 통한 여권 신장을 강조해 왔다. 또 부정선거 의혹에 휩싸인 2009년 대선 당시 시위를 주도한 야권 지도자 미르 호세인 무사비와 메흐디 카루비를 지지하며 이들의 연금 해제를 촉구해 왔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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