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호'가 사라졌다. 정확히 말하면 '이란 악연'을 끊기 위해 종적을 감췄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 극히 이례적인 비공개 훈련을 했다. 오는 18일 이란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 이날 훈련 시간과 장소를 끝까지 비밀에 부쳤다. 대표팀은 보통 경기 하루 전 15분 공개 후 미디어의 시선을 차단한다. 이와 달리 대표팀이 경기 이틀 전부터 취재진을 통제하고 비공개 훈련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란전을 비장한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
'최강희호'가 종적을 감춘 의도는 명확하다.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 팀 전력 노출을 막기 위해서다. 한국은 월드컵 예선에서 20년 동안 이란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1993년 10월에 열린 미국 월드컵 예선에서 3-0으로 이긴 뒤 3경기에서 2무1패를 기록하고 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두 차례 만나 모두 비겼고, 이번 월드컵 예선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최강희 감독은 "자꾸 베스트 멤버가 결정된 것처럼 이야기가 나도니까 안에서 문제가 생긴다. 주전 비주전이 나눠지면 선수 입장에서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철통 보안'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 경기이니만큼 '팀이라는 이름으로'집중력을 끌어올려 이란전을 대비하겠다는 뜻이다.
전력을 감추려는 의도도 있다. 대표팀은 김남일(인천)과 곽태휘(알 샤밥)가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 출전이 불투명하다. 하지만 최 감독은 끝까지 김남일과 곽태휘 카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만약 훈련을 공개하면 언론을 통해 부상 선수들의 소식이 나갈 수 있어 상대에게 전력이 노출될 수 있다. 최 감독은 이런 노출을 막기 위해 비공개 훈련을 선택한 셈이다.
이란전 베스트 11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손흥민(레버쿠젠)-김신욱(울산) 투톱 조합이 유지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그 동안 조커로 활약했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선발 출전도 검토되고 있다. 이동국(전북) 역시 최전방 공격수로 투입이 가능하다. 미드필더진의 조합도 마찬가지. 박종우(부산)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 자리를 누가 메우게 될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처럼 한국은 전력을 최대한 숨기는 방법으로 이란전 필승을 벼르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s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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