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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제국, 정복과 팽창이 가져온 번영이 되레 멸망의 씨앗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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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제국, 정복과 팽창이 가져온 번영이 되레 멸망의 씨앗이었다"

입력
2013.06.1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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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753년 테베레강 하류의 작은 언덕에 도시국가 로마가 세워졌다. 로마는강한 무력과 발달된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를 아우르는 대제국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은' 로마 제국도 마지막 황제 로물루스 아우구스툴루스가 476년 게르만 장군 오도아케르에게 폐위됨으로써 멸망했다.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지 1,500년이 넘었지만 로마 제국의 멸망 원인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흥미를 끌고 있는 얘깃거리다.

로마 제국의 멸망 원인에 천착한 근ㆍ현대 학자의 대표작으로는 에드워드 기번(1737~1794)이 쓴 , 테오도르 몸젠(1817~1903)의 , 그리고 18세기 계몽 사상가인 샤를 드 몽테스키외가 (1734)이란 제목으로 펴낸 이 책이다. (1721), (1748)과 함께 몽테스키외의 3대 대표작으로 꼽힌다.

을 통해 법의 지배와 3권 분립을 주창한 몽테스키외가 규명한 로마 제국의 멸망 원인은 통설을 뒤집은 독특한 것이다. "로마 제국은 내부의 분열과 혼란 때문에 멸망한 것이 아니라 얄궂게도 정복 사업으로 인한 번영 때문에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몽테스키외는 왕정에서 공화정, 제국으로 이어지는 로마 정치체제의 변화를 따라가며 로마 제국의 부침을 추적한다. 그가 짚어낸 로마 쇠락의 시발점은 로마군이 이탈리아를 거쳐 알프스를 넘고 바다를 건너면서 팽창하기 시작할 무렵이다. 즉 도시 규모의 공화정이 너무 빨리 정복의 과업을 이루면서 정치적 자유를 상실했고, 민중의 활력도 줄어들었고, 부와 권력의 양극화로 로마인 특유의 시민의식이라 할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이 실종되는 등 공화국은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몽테스키외는 거대한 로마 제국의 역사를 소박하고 간결하면서도 장중함을 잃지 않은 문장으로 명료하게 서술해냈다. 그래서 로마인의 무수히 많은 사건과 이름이 등장하는 역사서임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혀 책장이 쉽게 넘어간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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