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두 달에 한번 꼴로 대만 고위층과 접촉하며 중화민족 전체의 이익과 중국 통일의 꿈을 주창하고 있다. 경직된 남북관계와 달리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는 화기애애하다.
시 주석은 13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우보슝(吳伯雄) 중국(대만)국민당 명예주석을 접견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시진핑이 3월 국가주석으로 취임한 뒤 국민당 대륙 방문단 일행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은 이날 회견에서 양안 관계를 진일보시키기 위한 네 가지 의견을 내놓았다. 홍콩 봉황(鳳凰)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전체 이익이란 관점에서 양안 관계를 크게 볼 것 ▦양안 관계의 미래를 확실하게 인식할 것 ▦서로 신뢰를 증진시키면서 다른 점은 놔 두고 같은 것을 추구함으로써 실질적 진보를 추구할 것 ▦양안 관계의 전면적 발전을 추진할 것을 주창했다.
우 명예주석은 이에 13년 전 시 주석이 푸젠(福建)성 성장일 때 만났던 인연을 상기시키면서 "양안이 평화롭게 지내면서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일이 다시 있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젠성은 대만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지역으로 군사 기지 등이 많았으나 시 주석이 성장을 지내며 대만과의 경제 협력으로 급성장했다. 우 명예주석은 "양안관계가 퇴보해선 안되며 상호 신뢰의 기초 위에 전방위 교류로 확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앞서 2월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을 베이징으로 초청한 자리에서도 "양안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평화 통일을 촉진하자"고 역설했다. 롄 명예주석은 2005년 국민당 주석 신분으로 중국을 방문,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양안 분단 후 처음으로 국공(國共)회담을 연 인사다. 시 주석은 4월에는 하이난(海南)성에서 열린 보아오(博鰲)포럼에 참석, 샤오완창(蕭萬長) 전 대만 부총통과 만나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양안의 동포가 단결하자고 강조했다.
일부 대만 언론은 우 명예주석이 이날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 겸 국민당 주석의 친서를 시 주석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마 총통은 이미 여러 차례 방중 의사를 밝혔지만 총통 자격 대신 국민당 주석 자격으로만 방중할 수 있다는 중국의 요구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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