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KIA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200도루'를 목표로 잡았다. 각 구단들은 저마다 빠른 기동력을 최대한 살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프로야구의 트렌드인 '발 야구'로 인해 '대도 전쟁'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하루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뀔 정도로 치열한 도루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올 시즌 도루 공동 1위(21도루)에 올라있는 김종호(NC)의 활약이 가장 눈에 띈다. NC 톱타자로 맹활약 하고 있는 김종호는 지난해 삼성 소속으로 2군에서 67경기에 나가 타율 3할1푼3리와 30타점 26도루를 기록한 뒤 김경문 NC 감독의 눈에 띄어 특별 지명으로 왔다. 김종호는 "40~50개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준호 주루코치님이 항상 투수의 퀵 모션과 견제 동작에 대한 조언을 해주셔서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0도루를 기록했던 KIA 김선빈(21도루)도 올해 틈만 나면 달리고 있다. 이용규-김선빈-김주찬으로 이어지는 '트리플 세터'의 힘에 힘입어 KIA는 최근 4연승의 상승세를 거두고 있다.
올해 도루 경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바로 손아섭이다. 2007년 데뷔 후 지난 2011년 13도루를 했던 것이 최다였던 손아섭은 벌써 17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도루 성공률도 77.3%로 순도 면에서도 높다. 주로 3번 타자로 나가고 있는 손아섭은 단순히 많이 출루하는 데다가 나갈 때마다 많은 도루를 성공시키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하겠다. 최소 20개 도루를 하고 싶다"던 손아섭은 기대 이상의 빠른 발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11년 46도루를 기록했던 오재원도 도루 3위(20개)에 올라있다. 지난해 백업으로 밀려나 출전 기회가 줄었지만 올해는 다시 주전 자리를 꿰차며 부활에 성공했다. 오재원은 기회가 생기면 뛰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도루왕 이용규(KIA)의 활약은 다소 잠잠하다. 이용규는 54경기에 나가 도루 11개(도루 실패 7개)에 머물고 있다. 시즌 초반 타격 부진까지 겹치며 예년에 비해 많이 출루하지 못했고 전체적인 컨디션 난조로 도루 성공률이 61.1%에 그치고 있다.
기존의 강자였던 이대형(LG), 이종욱(두산)도 부진하다. 지난 2010년 66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던 이대형은 올해 도루 실패(8차례)가 도루 성공(7차례)보다 더 많으며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2011년 20도루, 지난해 21도루를 했던 이종욱은 올해 12차례 베이스를 훔쳤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성공시킨 이종욱이지만 잦은 부상으로 예년과 같은 폭발적인 스피드는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강자들은 부진하지만 김종호 등 새로운 얼굴들의 등장으로 도루 경쟁이 더욱 뜨거워 지고 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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