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애리조나전 7승 불발병살타 4개 유도 팀 타이 기록… 위기 관리 능력 빛나다저스는 연장에서 6-8로 패해
'LA 몬스터' 류현진(26ㆍLA 다저스)이 컨디션 난조로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한 경기 최다인 11안타를 맞았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1안타를 얻어맞고 3실점했다. 볼넷과 삼진은 2개씩 기록했다.
류현진은 다저스가 4-3으로 앞선 7회초 수비 때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크리스 위스로에게 넘겼지만 불펜 난조로 승리를 날렸다. 다저스는 결국 연장 승부 끝에 12회에 4점을 내주고 6-8로 졌다. 이날 공 100개를 던지고 승패 없이 물러난 류현진은 6승2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매회 주자를 내보내던 류현진은 결국 4회에 연속 4안타를 맞고 흔들렸다. 첫 타자 로스에게 3루수 앞 내야안타, 몬테로에게 빗맞은 중전안타를 내주고서 프라도에게 다시 좌전안타를 허용,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디디 그레고리우스에게 우익수 쪽 안타를 맞아 추가 실점했고, 계속된 무사 1ㆍ3루에서 클리프 페닝턴의 유격수 앞 병살타 때 3점째를 내줬다.
류현진은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4차례나 병살타를 유도해 실점을 최소화했다. 한 경기 병살타 4개는 2002년 왼손 투수 오마 달이 세웠던 역대 다저스 투수 최다 타이 기록이다. 의미 있는 기록에 이름을 올렸지만 투구 내용을 볼 때 앞선 LA 에인절스, 애틀랜타전에서 상대 타자를 압도했던 구위는 이번에 실종됐다. 이날 류현진은 직구 최고 시속이 93마일(약 150㎞)에 그쳤다. 지난 8일 애틀랜타전보다 2마일이 덜 나왔다. 평균 시속도 90.53마일(약 146㎞)로 92.24마일(약 148㎞)보다 느렸다. 구위가 떨어진 탓에 11개의 안타 중 직구로만 8개의 안타를 맞았다.
볼 배합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볼 끝이 무딘 상황에서 직구를 고집하기 보다 변화구로 승부를 걸었으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었다. 마지막 위기였던 6회초 2사 만루 때 대타 블룸퀴스트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져 1루 뜬 공으로 처리하는 장면이 이를 잘 나타낸다. 송재우 MBC SPROTS+ 해설위원은 "투 스트라이크 이후 볼 배합을 달리 갔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직구 구위가 안 좋았고, 슬라이더는 날카로운 느낌이 없었다. 체인지업 비중을 좀 더 늘였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류현진은 이날 빅 리그 첫 3루타를 때려내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 냈다. 류현진은 1-3으로 뒤진 5회말 2사 3루에서 우익수 뒤로 빠지는 1타점 3루타를 때려냈다. 상대가 올 시즌 9승 무패로 내셔널리그 다승 1위에 올라있던 패트릭 코빈이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는 한 방이었다.
류현진의 한 방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다저스 타선은 1번 닉 푼도가 코빈에게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3-3 동점을 만들었고, 마크 엘리스가 중전 안타를 친 데 이어 3번 애드리안 곤살레스의 좌전 적시타가 터져 4-3 역전에 성공했다. 비록 불펜의 난조로 승리는 날렸지만 팀 분위기를 순식간에 살린 류현진의 귀중한 3루타였다.
경기 후 미국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류현진의 뛰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환상적인 육상 선수였다"고 표현했다.
류현진의 15번째 선발 등판은 20일 뉴욕 양키스전 원정 경기가 될 전망이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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