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에 문을 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채울 공연과 전시에 대한 청사진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은 12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아시아문화정보원 준비관에서 예술감독 위촉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연과 전시의 방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김성희 공연예술감독과 이영철 전시예술감독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펼쳐질 전시와 공연 방향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아시아예술극장의 기본 방향을 서구의 모방에서 벗어나 아시아적 가치를 표현하고 창작 중심의 현대 예술을 지향하는 것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아시아적 가치를 창조하기 위한 작품을 개발하고 제작 인프라와 유통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시아 지역 전문가들과 함께 공동 기획작업을 추진해 '아시아적 가치'를 만들어 결과물을 출판하겠다는 것.
공연 분야도 연극과 무용, 오페라에서 클래식, 재즈, 월드, 팝, 비디오, 영화, 퍼포먼스, 미디어아트 등 현대예술을 망라할 방침이다.
유럽의 공동제작 시스템을 도입해 광주를 중심으로 중국 아트센터, 대만 페스티벌, 인도 아트센터, 일본 극장, 말레이시아 페스티벌과 연계해 작품을 만들고 서로 교환하는 유통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누구나 예술극장의 작품 제작과정을 엿볼 수 있는 '개방공간'도 눈에 띈다.
모든 작품의 전 기획 과정을 한 공간에 집약시켜 시민에게 공개해 관심을 유발하고 지역과 긴밀한 관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 감독은 "아시아 예술극장은 '열린 공간'으로 예술과 만남의 광장이자 교육하고 지역민과 만나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며 "광주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문화전당을 '집합 지성'의 성전이자 '아시아의 집현전'으로 표현했다.
이를 위해 9월부터 인문학자, 과학자, 엔지니어, 예술가, 큐레이터, 디자이너, 건축가, 영화감독, 도시학자 등과 함께 전시할 콘텐츠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만3,000㎡ 에 달하는 전시장을 채울 콘텐츠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
전시는 큰 주제 아래 작은 전시별로 큐레이터를 국내외에서 임명해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의 전시가 유물, 작품 위주였다면 시간, 공간, 사물, 이야기로 표현되는 '책'과 같고 그 안에 미술이 포함된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광주·전남 출신 인물을 사건 중심으로 배치하고 생명공학이나 디지털 정보공학, 아시아의 풍부한 문화자원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전시는 국내외 전문기관과 작가가 협업으로 진행하며 예산 절감을 위해 지역에서 제작단을 꾸리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 감독은 "예술은 마술의 세계와 같은 것이어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문화 융성을 위해서는 전당이 최전방에 있어야 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문화창조자들의 집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정신을 반영할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이 감독은 "지역의 정체성은 지역을 더 잘 아는 전문가에게 맡길 계획"이라며 "역사의식이 중요한 만큼 한국 지성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호남지역 인물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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