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은 결국 우리 정부가 요구했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대신 다른 인물을 수석대표로 내세웠다. 북측이 11일 남북당국회담 대표단 명단 교환에서 단장을 겸한 수석대표로 내세운 인물은 누군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통일부에 따르면 김 부장이 아닌 '상급인사'였다. 앞서 북측이 실무접촉에서 "북측 단장은 상급 당국자로 하기로 했다"는 밝힌 그대로였다.
통일부 등에 따르면 북측이 내세운 수석대표는 원동연 노동당 통전부 제1부부장으로 우선 추정된다. 1부부장은 부장을 대신해 상당부분의 핵심 업무를 처리하는데다 원 부부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노동당 부부장으로 남북관계를 다뤄온 경험이 많다.
하지만 원 부부장 정도라면 우리 측의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비교할 때 크게 '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원 부부장은 한때 통전부장 승진설이 나돈 적도 있어 장관급에 해당한다는 관측이다.
때문에 원 부부장이 아닌 제3의 인물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맹경일ㆍ전종수ㆍ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특히 맹 부국장은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당시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통전부장, 원동영 제1부부장 등과 함께 조문단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등 남북회담 업무에 상당한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과거 21차례의 장관급회담에서 북측은 전금진 김령성 권호웅 등이 '내각 책임참사'직함으로 대표로 나섰다. 때문에 이들이 다시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내각참사는 내각총리와 부총리 다음에 해당하는 서열로 주로 경제분야를 관할하고 있는데다 북한의 내각은 노동당 보다는 급이 낮다는 점에서 우리측의 반발을 살 공산이 높다. 더구나 전금진은 사망했고, 김령성 권호웅는 숙청설이 나오는 등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났다는 첩보도 있어 이번 회담 참석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5명의 대표단에는 실무접촉 대표를 맡은 김성혜 조평통 서기국 부장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남측 특별수행원을 안내했고, 2002년 박근혜 대통령의 방북 당시에도 안내원 역할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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