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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스와프 연장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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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스와프 연장 '신경전'

입력
2013.06.1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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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3일 만기를 맞는 3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 여부가 한국과 일본 간 묘한 자존심 싸움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평소 같으면 자연스레 연장될 사안이지만 최근 불편해진 양국 관계가 금융 안전판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11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은은 일본은행과의 통화스와프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이다. 계약의 당사자는 양국 중앙은행이지만 국가 위기관리 차원의 조치라 정부의 의중이 중요하다. 한은과 기재부 관계자는 모두 "금융협력과 시장안정 측면에서 좋은 결론을 고민하고 있다"고 "이달 말쯤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해 서로가 가진 통화(엔화 또는 달러)를 맞바꾸기로 한 계약. 과거에는 "오히려 위험한 나라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꺼려지기도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일종의 보험 차원으로 보편화됐다.

당국자들이 말하는 '금융협력'과 '시장안정' 명분으론 연장을 안 할 이유가 없지만 최근 아베노믹스에 따른 경제 충격과 일본 정치인들의 잇단 망언 등으로 빚어진 양국간 긴장관계가 발목을 잡고 있다. 우리 입장에선 당장 급한 처지도 아닌데 굳이 먼저 손을 벌릴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정서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사안도 고려에 넣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때 700억달러까지 확대됐던 한일간 통화스와프는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여파로 일부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서 현재 130억달러 규모로 줄어든 상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10일 한일 통화스와프와 관련, "향후 한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논의하겠다"며 "아직 한국에서 연장 요구가 있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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