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다음 정상회담도 중국의 휴양지나 장원(庄園)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10일 중국 외교부 인터넷사이트에 따르면 양제츠 국무위원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휴양시설 서니랜즈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의 성과를 설명하던 중 "쌍방은 가능한 한 일찍 상호 방문을 실현할 뿐 아니라 적당한 때 중국에서 다시 비슷한 회동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은 각계각층의 교류와 소통을 강화,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고 상호 방문, 회동, 전화 통화, 서신 등의 방식으로 밀접한 연락을 취하기로 했다"고 며 말했다.
'비슷한 회동'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이번 정상회담이 미국의 휴양지에서 비공식 형태로 열린 것처럼 다음 정상회담도 중국의 관광지나 장원을 회담 장소로 정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개최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격식을 배제한 채 진행된 이번 회담이 오히려 두 정상이 개인적 친분을 쌓고 전세계에 두 나라의 힘을 보여주는 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 외교관은 "양국 정상의 휴양지 만남은 완벽한 연출이었다"며 "두 정상이 함께 산책하고 벤치에 앉아 대화하는 모습은 세상에 두 나라만 존재하며 두 사람이 세계를 경영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 구체적 성과에 대한 부담이 없는 비공식 회동이 솔직한 속내를 드러낼 수 있게 해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벌써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시 회담 장소 후보지로 하이난(海南)성이나 쑤저우(蘇州), 항저우(杭州)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은 아직 구체적 윤곽이 안 잡힌 상태다.
한편 양 국무위원은 이날 미국의 초청을 받아들여 중국의 국방부장과 외교부장도 적당한 때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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