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철밥통’ 유엔이 1945년 창설 이래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유엔은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 방침을 정하고 1차로 약 260명을 줄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의 유엔본부 직원 중 올해 정년 퇴직하는 직원들의 후임을 뽑지 않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예산안 감축 규모에 따라 추가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비정규직도 감원이 예상된다. 2011년 기준 유엔본부 직원은 6,600여명이며 전세계 사무소에 파견된 직원을 합하면 4만4,000여명에 이른다.
언론은 유엔이 최근 회원국들로부터 예산을 줄이라는 요구를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유엔은 2012~2013년 예산을 51억5,000만달러(약 5조8.000억원)로 2010~2011년 회계연도(약 54억1,000만달러)에 비해 4.8% 가량 줄이기로 했으나 지난해 말 논의 끝에 다시 54억달러 수준으로 회복시켰다. 하지만 미국 등 주요 회원국들은 유엔에 최소 1억달러 이상의 예산을 감축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구조조정을 계기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부 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반 총장은 “2012~2013년 예산을 전 회계연도 대비 3% 줄이라”고 지시했다가 내부 반발에 부닥친 적이 있다. 유엔의 한 소식통은 “예산 압박에 처한 유엔본부가 불가피하게 대규모 구조조정 카드를 선택했다”면서 “내부 직원의 반발이 거세겠지만 반 총장에 대한 회원국들의 지지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은 “집권 2기를 맞은 반 총장에게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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