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준별 수능 첫 시행을 앞두고 재수생까지 응시한 공식 모의평가가 이달 5일 치러졌다. 수능 문제를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이번 모의평가를 통해 수능 출제경향을 미리 알아볼 수 있다. 어려운 B형의 경우 국어와 수학은 지난 수능보다 어렵고, 영어는 쉬웠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간 난이도 차는 뚜렷한 편이었다. 입시업체 메가스터디, 유웨이중앙교육, 이투스청솔, 종로학원 등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모의평가 출제경향과 앞으로의 수능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국어 A/B형 공통 지문 숙지해야
국어 영역의 경우 EBS 연계 비중이 높았으나, 지문과 문제를 그대로 가져오기보다는 응용, 변형돼 출제됐다. 특히 A/B형에 동시 출제된 지문(30%)과 문항은 수능 출제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확실하게 짚어둬야 한다. A형의 경우 김소월의 시 '접동새'를 제시하고, 이해와 감상 내용을 물어보는 다소 평이한 문제(31~33번)를 낸 반면 B형에서는 백석의 '팔원-서행시초 3'과 하종오의 '동승'이라는 시를 주고, 종합적인 감상과 이해를 묻는 문제(38~40번)를 내는 등 난이도 차가 분명했다. 문법에서도 A형은 발음(11번), 문장 구성(12번), 어말 어미(13번) 등 기본 개념을 물어봤지만 B형은 음운변동(11번), 문장 형태와 품사(12번), 주동문과 사동문(13번) 등 기본 개념의 활용 능력을 묻는 까다로운 문제가 나왔다. 국어사 관련 문제도 한 문제 출제됐다.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형태의 문항이 많이 나와 지문에 대한 정확한 독해와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작년 수능보다 많았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A형에 응시하는 자연계 상위권 지원자는 실수하지 않고 정확하게 푸는 것이 중요하고, B형 인문계 지원자는 시의 복합 지문, 문법 등 상대적으로 어려운 문제까지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뀐 수능이 고교 교육과정에 충실하게 출제될 것으로 보이므로 교과서 중심으로 단원 개념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B, EBS 미연계 문제에도 대비
수학은 계열간 교육 과정의 차이가 반영됐는데 B형의 경우 수학Ⅰ, 수학Ⅱ,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에서 골고루 출제됐고, A형은 B형에 출제된 수학Ⅰ의 5문항을 포함한 20문항과 미적분과 통계기본에서 10문항이 나왔다. 작년 수능과 비교해 서로 다른 단원을 연계한 세트형 문항(A형 13~14번, B형 8~9번)이 새 유형이었다. A/B형 공통 문제의 경우 배점을 달리하거나 문제 형태에 변화를 준 점이 눈에 띄었다. 지수함수의 응용에 관한 공통 문항을 A형에서는 객관식(15번)으로 출제한 반면 B형은 단답형(24번)으로 출제하는 식이다.
A형은 매년 수능에서 출제되는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이 주를 이뤘다. 지수와 로그 단원에서 실생활 활용 문제(A형 15번, B형 24번), 수열의 극한 단원에서 그림을 활용한 무한등비급수 문제(A형 18번), 증명 문제(A형 19번, B형 13번) 등이다. 반면 B형은 '수리'에서 탈피해 수학적 지식에 의존해 푸는 '수학' 문제 형태로 출제된 게 새로웠다. 또 기존 교과 과정에는 포함돼 있었지만 그 동안 수능에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문제(19번, 29번)도 출제됐다. 변별력 확보 차원의 고난도 문제도 2~3문제가 나와 지난 수능보다 약간 어려웠다는 평가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최고난도 문항 중 EBS 교재와 연계되지 않는 문항이 출제되므로 각 단원별 개념을 확실히 학습하고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어, EBS 지문 거의 그대로 출제
영어는 EBS 지문을 변형하지 않고 그대로 출제한 문항이 많아 EBS 교재를 충실히 공부한 학생에게 유리했다. 작년 수능과 가장 달라진 점은 듣기 문항 수가 50%(22문항)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짧은 대화 다음에 적절한 응답을 해야 하는 문항, 한 지문에서 두 개의 질문을 던지는 문항, 부탁한 일과 할 일 이외에 '문제점, 이유, 주장, 사용 가능한 장소, 언급되지 않은 것' 등 특정 정보를 물어보는 문항 등이 새롭게 출제됐다.
듣기 문항의 경우 A형은 100% 실용적인 소재, B형은 실용적 소재(70%)와 기초학술적인 소재(30%) 위주로 나왔다. 읽기 영역도 A형은 실용적인 소재와 기초학술적인 소재를 절반씩 반영한 반면 B형은 기초학술 소재(70%)를 더 많이 냈다. 문단과 문장 길이, 어휘 수준에서도 B형이 훨씬 어려웠다. B형에서는 2점이었던 문제(듣기 공통 2문항, 읽기 공통 3문항)가 A형에서는 3점으로 출제되기도 했다.
A형의 경우 교과 중심 문제가 신유형으로 다수 출제됐다. 짧은 대화에 이어지는 적절한 응답을 고르는 문항(1~3번), 안내문 내용 일치ㆍ불일치 문항(29~31번) 등이다. A형 35, 36번(빈칸 추론)과 B형 27번(어법), 33, 35, 38번(빈칸 추론), 40번(문단 요약)이 고난도 문제였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험생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EBS 연계를 강화하고 A형과 B형의 난이도 차見?느낄 수 있도록 출제됐다"며 "이러한 출제 경향은 변함이 없으며 일관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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