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류즈쥔(劉志軍) 전 중국 철도부장(장관)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면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 사건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뇌물 수수 및 직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류 전 부장에 대한 재판이 9일 베이징(北京)시 제2 중급 인민법원에서 열렸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검찰은 이날 류 전 부장이 철도 건설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 주거나 전인대 대표와 정협 위원 등으로 추천해 주겠다며 11명으로부터 6,460만위안(약 118억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류 전 부장으로부터 이미 부동산 374채와 8억위안(약 1,500억원)을 추징한 사실도 공개했다. 류 전 부장은 부동산과 위안화뿐 아니라 달러, 홍콩달러, 주식, 서화, 금괴 등 다양한 형태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공산당 당적과 공직을 박탈당한 지 2년 4개월 만에 류즈쥔 전 부장에 대한 재판이 열리면서 세간의 관심은 이제 보 전 서기의 재판이 언제 시작하는지로 모아지고 있다. 보시라이는 지난해 3월 충칭시 서기에서 해임된 데 이어 지난해 9월 당적과 공직을 모두 박탈당한 뒤 계속 조사를 받아 왔다.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영국인 닐 헤이우드 살인 사건을 은폐하고 여성들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졌으며 뇌물 수수 및 해외 재산 도피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구카이라이는 이미 사형집행유예를, 보시라이 부부와의 갈등 과정에서 미국 영사관으로 도피해 사건을 세상에 알린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달리 보 전 서기 재판은 아직 열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보 전 서기가 자신의 혐의에 크게 반발하고 중국 지도부 내에도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와 대만중앙통신(CNA) 등은 보 전 서기 재판이 임박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일각에선 보 전 서기의 돈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쉬밍(徐明) 다롄스더(大連實德)그룹 회장이 옥중 사망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보 전 서기가 다롄시 시장(1993∼2001년)을 지낼 당시 운영하던 회사가 급성장한 그는 보 전 서기가 해임된 지난해 3월 이후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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