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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넥타이 풀고 회담ㆍ만찬ㆍ산책… 40도 폭염 속 이틀간 8시간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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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넥타이 풀고 회담ㆍ만찬ㆍ산책… 40도 폭염 속 이틀간 8시간 만남

입력
2013.06.0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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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틀 동안 8시간 대화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7일(현지시간) 오후 1차 회담에 들어간 두 정상은 이후 만찬과 심야 대화를 가졌고 8일 오전에는 산책과 2차 회담, 마지막 환담을 했다. 두 정상은 장소와 시간을 달리해 무려 여섯 차례나 만났다.

유명 요리사 바비 플레이의 바닷가재와 스테이크가 제공된 만찬이 2시간 동안이나 계속되고 심야대화까지 이어지면서 첫날 일정은 밤 10시44분에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일부 측근이 함께 한 만찬에서 중국 술 마오타이로 건배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킨 뒤 개인사를 털어놓기도 했다. 미국 언론은 "시 주석이 중국 문화혁명기 힘들었던 성장 과정을 얘기하고 그 경험이 중국 발전에 대한 자신의 비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말했다"고 전했다.

다음날 두 정상은 조찬을 하자마자 1대 1로 만나 2시간 동안 회담했다. 회담에 앞서 두 사람은 셔츠 차림으로 서니랜즈 본관 주변을 산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성과를 묻는 질문에 "아주 좋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통역까지 물리친 채 캘리포니아 삼나무로 만든 벤치에 앉아 대화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삼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 사는 수종으로 알려져 있다. 회담 날짜와 장소가 영어와 중국어로 새겨진 이 벤치는 시 주석에게 선물로 주어졌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시 주석이 수영과 축구를, 오바마 대통령이 농구와 골프를 즐기는 등 두 사람 모두 스포츠를 좋아하는데다 화려하고 강력한 역할을 원하는 부인을 두었다는 공통점이 화제가 됐다.

8일 공식 회담이 끝난 뒤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에게 차를 내고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화제로 담소했다.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정상회담에 불참해 펑리위안은 이틀 동안 공식 일정 없이 지냈다. 언론들은 미셸이 펑리위안에게 미국 방문을 환영한다는 자필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미셸은 편지에서 만나지 못한 것에 유감을 나타낸 뒤 "멀지 않은 시기에 딸들을 데리고 중국을 방문하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시 주석은 이날 정오께 귀국길에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서니랜즈에서 하루 더 머물며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하와이의 고교 시절 친구 3명을 불러 골프를 함께 하기로 했다.

서니랜즈 주변은 취재진과 반중 시위대 등으로 내내 북적거렸다. 경찰은 회담장 주변에 반경 5㎞의 통제선을 설치하고 보안에 만전을 기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워싱턴=이태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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