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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남북 장관급회담] 오전부터 밤까지 정회·속개 반복… 마주앉은건 4시간 남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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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남북 장관급회담] 오전부터 밤까지 정회·속개 반복… 마주앉은건 4시간 남짓

입력
2013.06.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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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2년 4개월만에 당국자들이 만난 자리에서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였다. 양측은 9일 당국간 실무접촉을 갖고 수 차례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면서 대화를 이어갔지만 장관급 회담 대표단 구성과 수석대표의 지위, 회담 의제 등을 놓고 진통을 겪었다.

남북 실무접촉은 이날 오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15시간 넘게 이어졌지만 정작 실제 회담 시간은 4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양측의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회담 대표들이 중간중간 본국의 훈령을 받는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북측 대표는 "남북 대화를 남측이 정략적으로 다루고 있다", "개성공단ㆍ금강산 사태와 이산가족 상봉 지연은 남측의 궤변 때문이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지난 6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당국간 회담을 제의하면서 언급한 내용들이다.

이에 우리측은 "장관급 회담에 앞선 실무접촉인 만큼 상대방에 대한 비판적 언사는 그만 두고 실질적인 내용을 다루자"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접촉의 공방전과 달리 회담 시작 분위기는 순조로웠다. 양측 수석대표가 이례적인 '남남북녀'로 구성된 회담인 탓에 회담을 앞두고 긴장감보다는 기대감이 컸다.

오전 9시쯤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등 3명의 대표단이 회담장인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에 먼저 도착했다. 북측 대표단은 9시 43분께 도착했다. 수석대표인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 일행이 모습을 드러내자 천 실장은 먼저 손을 내밀었고, 청록색 투피스 정장 차림에 흰색 가방을 들고 들어서던 김 부장은 손을 맞잡으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2층 회담장으로 자리를 옮긴 천 실장은 "오래간만에 하는 회담인데 오늘 날씨도 참 좋다"며 "더운 날씨에 오시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말을 건넸다. 이에 김 부장은 "몇 년 만에 진행되는 회담"이라면서 "더운 날씨든 추운 날씨든 날씨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화답했다.

천 실장이 오전 10시13분쯤 "실질적인 문제를 협의하는 자리인 만큼 바로 회의에 들어가자"고 제안하면서 전체회의가 시작됐다. 오전 회의에서 우리측은 "장관급 회담 대표로 북한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나와야 한다"고 제시했지만 북측은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회의는 1시간 뒤인 오전 11시에 종료됐다.

오전에 상대방 의사를 확인한 양측은 오후부터 천 실장과 김 부장간 수석대표회의를 통해 담판에 나섰다. 양측은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1시간 동안 의견을 나눈 뒤 회담장을 나섰다. 양측은 오후 5시에 다시 만났지만 불과 20분만에 회담을 끝냈다. 이어 30분이 지난 오후 5시 50분에 수석대표회의를 재개해 또다시 25분만에 마쳤다. 남북은 이런 식으로 10일 새벽까지 10~20분씩 만났다가 정회하기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장관급 회담 개최를 위한 각자의 요구사항을 담은 합의서를 주고 받았지만 세부 문항에 대한 견해차를 쉽게 좁히지 못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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