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4년 만에 재추진 한다. 대우조선해양은 1999년 대우그룹 워크아웃 당시 대우중공업 조선부문이 분리돼 설립된 회사다. 산업은행이 채권 출자전환 등을 통해 31.3%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자산관리공사(캠코)도 채권단으로부터 인수한 지분 19.1%를 보유해왔다. 금융위원회는 이 중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시한 만료에 따라 캠코로부터 넘겨받은 지분 17.15%를 팔기로 하고, 지난 주말 투자기관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 요청서를 냈다.
대우조선 매각 재추진은 공적자금 회수를 촉진하기 위한 포석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우리금융 매각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134조8,000억 원에 달하는 박근혜 정부 공약실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정부는 매각을 서두르는 느낌이다. 낮은 가격에라도 17.15%를 장외 블록세일로 매각하는 방안 외에, 산업은행 지분까지 묶어 아예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까지도 꺼리지 않겠다는 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악인 조선업 경기를 감안할 때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특히 대우조선은 향후 조선업 경기반등 시 최대의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알짜 기업이기 때문에 매각 타이밍을 잡는 데 있어 산업경기의 흐름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본다. 업계에서는 조선업 전반이 가라앉은 상황에서 대우조선이 공개 매물로 나온 것 자체가 업황 기대감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우조선이든 우리금융이든 손해만 보지 않는다면, 공적자금 회수를 서두르는 것 자체를 시비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일을 서두르다 더 좋은 가격을 받을 기회를 버려서는 안 된다. 아직 실제 매각 타이밍까지는 1년 정도의 시간이 있으므로, 당국은 가격과 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좀 더 여유와 유연성을 갖고 일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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