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시위대가 리비아 벵가지에서 옛 반군세력인 민병대의 본부를 공격해 28명이 숨졌다. 벵가지는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축출 시위가 리비아에서 처음 일어난 곳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을 비롯해 최근에는 아동병원 인근 폭발사건이 발생하는 등 치안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무장세력을 포함한 시위대는 8일 '리비아의 방패' 여단의 병영을 에워싸고 여단 해체와 정규 보안군의 치안 확보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여단 대원 1명을 포함한 28명이 숨지고 여단 대원 7명 등 55명이 부상했다. 아델 타르후니 여단 대변인은 국영 알 아흐라르 방송에서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에 무장 남성들이 끼어들어 총과 폭발물로 공격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리비아의 방패' 여단은 민중봉기 때 카다피 축출을 위해 싸운 옛 반군세력이다. 2011년 10월 카다피가 사망한 뒤 들어선 리비아 정부는 군경 조직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부족 분쟁 등을 해결하는데 민병대를 동원하고 있다. 리비아 정부는 '리비아의 방패' 여단은 리비아군의 예비군으로 국방부 산하 조직이라고 밝혔다. 리비아군의 알리 알 시키 대령은 "이번 공격은 합법 권위에 저항한 것"이라며 시위대의 자제를 촉구했다.
이날 수도 트리폴리에서도 수천명이 거리로 나와 무장시위와 무장세력에 반대했다. AFP통신은 "카다피 축출 후 치안이 혼란한 상황에서 민병대 등이 입힌 피해가 민간의 불신을 낳았다"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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