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미국으로 건너와 집도 없이 친구 집에 얹혀 살아온 한 한국 학생이 하버드대에 전액장학생으로 입학한다. 미국 NBC방송 등 현지 언론들은 6일(현지시간) 뉴욕 롱아일랜드의 윌트위트먼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찬 강(20)군의 사연을 소개했다. NBC에 따르면 강군이 미국에 온 것은 17세였다. 당시 남편과 이혼하고 한국에서 강 군을 키우던 어머니가 아들을 미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혼자 보냈던 것. 그러나 미국에 도착한 강 군은 아버지마저 떠나 버리자 혈혈단신이 됐다. 강 군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부모가 이혼 한 뒤 홀로 남겨진 것이 그리 놀랍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친척 집에서 지내게 됐지만 이마저도 어려워지자, 여기저기 거처를 옮기면서 혼자 힘으로 공부했다. 영어도 제대로 할 줄 몰랐던 그에게 지난 3년은 악몽과도 같은 시기였다. 그는 "두려웠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면 무서울 게 없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했다.
그의 노력에 주민들과 학교측이 팔을 걷어붙였다. 공부할 수 있도록 안경을 사주고, 유일한 등·하교 수단이었던 자전거도 고쳐주는 등 강 군을 위해 애썼다. 또 강 군 친구의 한 부모는 거처할 곳이 없던 그를 기꺼이 받아들여 현재 함께 생활하고 있다.
강 군은 학업성적과 리더십을 인정받아 학교에서 '내셔널 아너 소사이어티'회원으로 선정됐고, 음악에도 재능이 있어 교내 밴드활동도 하고 있다. 강 군은 하버드대를 포함해 몇몇 아이비리그 대학에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NBC는 "강 군과 주변의 노력이 그를 하버드대 전액 장학생이라는 결실을 맺게 했다"며 "그는 대학에서 음악과 수학을 전공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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