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강원 속초의 낮 최고 기온은 20.2도를 기록했다.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20.7도)보다 낮고, 낮 최고 기온(31.1도)과는 10도 이상 차이가 난다. 동서 지역 간에 기온 격차가 이처럼 크게 나타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한반도 동쪽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한반도 남쪽으로 유입되는 따듯한 공기와 일사량의 영향을 직접 받는 내륙과 달리 속초 등 동해안 지역은 바다에서 육지로 부는 차가운 바람 덕에 기온이 쉽게 오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 여름을 방불케 하는 한반도 서쪽과 달리 강원 영동 지역은 선선한 날씨가 계속 되고 있다. 이천 31.4도, 수원 30.6도 등 이날 내륙지방의 낮 최고 기온은 30도를 웃돌았지만 영동에 속하는 강릉은 22.8도, 동해는 20도에 그쳤다. 낮 동안 뜨겁게 달궈진 도로, 아파트의 열이 밤 동안에도 빠지지 않아 기온이 높아지는 도시 열섬 현상도 내륙의 기온을 높이는 부분이다. 이종범 강원대 환경과학과 교수는 "태백산맥을 경계로 동쪽은 선선하고, 서쪽부터는 무더운 날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현상을 푄 현상으로 설명한다. 차갑고 습한 공기가 산을 넘으면서 비를 뿌린 뒤 고온 건조하게 바뀌는 현상이다. 동해에서 유입된 차가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고온 건조하게 변해 영서지방을 포함한 내륙의 기온을 끌어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상청 관계자는 "차가운 공기가 유입된 태백산맥 동쪽에 비가 내리지 않아 푄 현상으로 보기 힘들다"며 "주말 불볕더위 뒤 11일쯤 내륙에 비가 내리면 동서 지역 간의 기온 격차는 잠시 해소되겠지만 이후에 또 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계속된 무더위로 노원구 등 서울 동북권 8개구와 의정부 남양주 등 경기 지역에서는 이날 오존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두 번째, 경기에서 다섯 번째 내려진 오존주의보다. 대기 중 오존의 1시간 평균 농도가 0.12ppm 이상이면 주의보가 발령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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