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특수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다 도주한 이대우(46)씨가 수사망을 농락하며 19일째 활개를 치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인천행 전철에 탔다는 신고가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 인천을 중심으로 다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지만 기대난망이다. 경찰이 숱한 오인신고 속에 이씨의 꽁무니조차 제대로 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사력에 큰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7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씨에게 현상금 1,000만원이 걸린 이후 전국에서 쏟아진 신고가 벌써 500여 건을 넘어섰다. 신고는 이씨의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수도권에 주로 집중됐다. 대부분 "이씨 닮은 사람을 봤다"는 목격담이지만 모두 허탕이었다.
이날 오전 8시 5분쯤 경기 수원역에서도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색을 벌였지만 30여분 만에 오인 신고로 확인됐다. 현재 경찰은 지난 6일 오전 여고생들이 인천행 수도권전철 1호선 안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접수한 신고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에는 이씨와 닮은 듯한 남성이 벙거지 모자와 흰색 마스크 차림으로 전철 좌석 끝에 앉아 있는 모습이 잡혔다. 경찰이 제작한 몽타주 속 이씨와 상당히 흡사한 외모지만 사진을 촬영한 시점은 지난 4일 오후다. 이 남성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와 절친한 교도소 동기가 인천에 거주하는 데다 밀항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인천 경찰들을 동원해 수색과 검문검색을 벌이고 있다. 해양경찰도 밀항을 막기 위해 인천지역 항ㆍ포구에서 선박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한 시점과 신고 시점에 2일 차이가 있어 설령 이씨가 맞더라도 다시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20일 남원지청에서 도주한 뒤 택시로 전북 정읍시를 거쳐 광주로 이동하고 종적을 감췄다. 이후 이달 1일에서야 이씨 교도소 동기를 통해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에 나타난 사실이 드러났어도 경찰은 서울에 잠입한 경로와 현재 행방에 대해서 감을 못 잡고 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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