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잠실 LG-롯데전. 6-1로 앞서다 6-4로 쫓긴 LG의 8회초 수비 2사 만루. 2만5,162명의 관중의 숨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팽팽한 긴장 속에 롯데 4번 강민호가 LG 정현욱의 6구째를 받아 쳤다. 빗맞은 타구는 유격수 키를 넘길 듯한 행운의 안타성 코스. 그러나 좌익수 박용택이 혼신의 힘으로 달려가 슬라이딩캐치를 시도했고, 거짓말처럼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동점 위기에서 벗어난 순간 귀빈석에 자리 잡은 구본준 LG 구단주는 자리를 박 차고 일어나 두 팔을 번쩍 치켜 들었다.
LG가 박용택의 그림 같은 호수비를 앞세워 식을 줄 모르는 상승세를 이어 갔다. 7-4로 승리한 LG는 3연승을 포함해 최근 16경기에서 12승(4패)을 쓸어 담으며 4월18일 KIA전 이후 50일 만에 단독 3위(27승24패)로 올라섰다. 구 구단주는 5일 두산전부터 3일 연속 잠실구장에 출근 도장을 찍어 최근 LG 분위기를 대변했다. 야구광으로 알려진 구 구단주는 종종 야구장을 찾지만 3일 연속 경기를 관전한 것은 이례적이다.
LG 선발 류제국은 7이닝 5안타(1홈런) 6삼진 4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수확했고, 8회초 2사 만루에서 등판한 정현욱은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수확했다. 잘 되는 집안 LG는 달랐다. 최근 김용의와 문선재가 스타덤에 오르더니 이번엔 유일하게 부진하던 포수 윤요섭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8번 윤요섭은 2회말 1사 1ㆍ3루에서 선제 결승 좌전 적시타를 때리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2번 문선재는 8회말 2사 후 잠실구장 백스크린을 넘기는 시즌 2호 쐐기 솔로 아치를 그렸다. 반면 롯데는 선발 유먼이 3.1이닝 동안 6실점으로 무너지며 2연승을 마감했다.
인천에서는 홈런 4개를 터뜨린 SK가 한화를 12-3으로 대파했다. 9번 포수로 선발 출전한 SK 박경완은 2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1,021일 만의 홈런을 터뜨렸다. 통산 314호째. 3번 최정은 시즌 14호 아치를 그리며 넥센 이성열(13개)을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넥센은 목동에서 KIA 에이스 윤석민을 무너뜨리며 8-2로 승리했다. 넥센 5번 강정호는 2-2로 맞선 5회말 시즌 9호 결승 3점홈런을 쏘아 올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박병호도 12호 대포를 가동했다. 윤석민이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KIA는 3연패를 당하며 시즌 첫 5할 승률 밑(24승1무25패)으로 떨어졌다. 대구에서는 2-2로 맞선 9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채태인의 끝내기 솔로 홈런에 힘입어 삼성이 두산을 3-2로 꺾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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