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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네타, 할리우드에 국가기밀 누설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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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네타, 할리우드에 국가기밀 누설 의혹

입력
2013.06.0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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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언 패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이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재임하던 2011년 할리우드 관계자에게 국가기밀을 발설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유공자 시상식에서 기밀사항을 언급했는데 그 자리에 빈 라덴 사살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 '제로 다크 서티'를 준비하던 시나리오 작가가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시민단체 정부감시프로젝트(POGO)는 이런 내용이 담긴 미 국방부 감찰보고서를 입수해 5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패네타는 그 해 6월 24일 CIA 본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축사 도중 작전을 수행한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의 지휘관 이름을 밝혔다. 패네타는 시나리오 작가 마크 보얼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또다른 1급 기밀을 언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보다 열흘 전 마이클 비커스 당시 국방부 정보 담당 차관이 해당 영화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와 보얼을 만나 역시 기밀사항인 작전기획자의 이름을 알려줬다고 지적했다. '제로 다크 서티'는 지난해 말 개봉됐는데 보고서가 문제 삼은 이름들은 나오지 않았다.

패네타가 시상식장에 시나리오 작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전직 CIA 직원은 "패네타는 여느 행사처럼 기밀 취급 허가를 받은 이들이 시상식에 참석했다고 여겼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도 패네타의 법적 책임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보고서는 그러나 CIA 공보팀이 보얼의 참석을 막으려 하자 패네타의 측근인 제러미 바쉬 당시 수석보좌관이 제지했다고 밝혔다. 또 패네타가 국방장관으로 영전한 뒤 국방부가 네이비실에 "장관의 뜻"이라며 영화 제작자들의 취재에 협조하라고 종용했다고 지적했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피터 킹(공화)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CIA 등이 영화 관계자의 접근 요청에 관대한 경향이 있다"며 "패네타가 고의로 비밀을 흘렸을 거라고 보진 않지만 사안이 심각한 만큼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번 보고서가 미완성본이라며 "조사를 마친 뒤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POGO는 그러나 "국방부 감찰관실이 1년 전부터 여러 차례 보고서를 공개하려 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는 증언이 있다"며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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