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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묶어 팔아도 떼어 팔아도 공자금 원금 못 건질 듯

입력
2013.06.06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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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손익계산서 따져봤더니…

우리금융 민영화가 지방은행 선 분리매각 후 자회사 별 매각으로 가닥을 잡아 가면서 민영화의 손익계산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조기 민영화’를 위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는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다는 자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어떻게든 팔겠다’는 정부의 공언이 공적자금 회수는 물론, 민영화 성사에도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금까지(올 4월말 기준) 우리금융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총 12조7,663억원. 이 가운데 5조7,497억원(배당금 포함)이 회수돼 약 45%의 회수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간 공적자금 유지를 위해 지급한 예금보험기금채권 상환기금 채권 이자(약 5조5,000억원 추정)를 감안하면 우리금융 공적자금 회수율은 0%에 가깝다. 지금도 여전히 매년 이자만 약 2,000억원씩 들어가는 구조여서 올해가 지나면 회수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올 정도다.

법에 정해진 우리금융 민영화의 3대원칙은 ▦조기 민영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금융산업 발전이다. 지난 3차례의 매각 시도 과정에서 이를 모두 충족하려다 보니 이런저런 장애물에 걸려 모두 실패했다. 그래서 금융당국은 아예 조기 민영화가 우선이라는 원칙을 내 건 것이다.

문제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가 최우선 순위는 아니더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의무라는 것. 먼저 우리금융지주를 통째로 파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5일 현재 우리금융 주가는 주당 1만1,300원. 1만3,200~1만5,700원 사이를 오갔던 1차 매각 시도 당시(2010년7~12월)는 물론, 1만1,200~1만4,600원이던 2차 매각(2011년 5~8월)보다 낮은 상태다. 통상 10% 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판다고 해도 1,2차 때 프리미엄 없이 파는 것보다 매각수익이 적다.

총 발행주식 규모(8억600만주)와 정부 지분율(56.97%)을 감안하면 경영권 프리미엄 10%를 얹어도 지금 가격대에선 회수금이 6조원 남짓이다. 이럴 경우 총 투입액 18조2,663억원(투입원금+이자) 가운데 11조7,497억원(기 회수액+매각대금) 밖에 거둬들이지 못하는 셈이다. 이는 투입 원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 헐값 매각이라는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방은행과 계열사들을 따로 분리해 판다 해도 이익 전망은 불투명하다. 경남ㆍ광주은행을 먼저 떼어 팔 경우, 우리금융의 주가 하락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추가로 9,000억~1조원 정도를 남길 수 있다고 시장은 분석한다.

하지만 우리투자증권까지 떼어 판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금융의 증권 지분율(37.9%)을 감안하면 현재 1만1,850원(5일 현재)인 우리투자증권 매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경영권 프리미엄 10% 가정)은 약 6,000억원 정도다.

시장에선 계열사 중 가장 매력이 큰 증권까지 떼어낸다면 우리금융 주가가 지금보다 최소 10~20% 가량 낮아질 것으로 본다. 우리금융 주가가 주당 1만원으로만 떨어져도 매각시 회수 금액은 약 5조원(프리미엄 포함)으로 줄어든다. 결국 증권을 떼어 팔아 얻는 이익보다 우리금융 본체의 주가하락으로 인한 손해가 더 크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에 증권을 뗀 우리은행과 나머지 군소 계열사의 집합 만으론 인수자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선 분리매각이 조기 민영화를 위한 고육책이지만, 투입원금에도 못 미치는 공적자금 회수 전망과 우리은행 매물로서 매력이 감소하는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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