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케냐를 식민통치할 당시 독립투쟁에 뛰어들었다가 피해를 본 케냐인 8,000여명이 영국 정부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 영국 정부가 식민피해 케냐인들과 배상금 협상에 나서면서 피해자들의 줄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케냐변호사협회(LSK)는 1950년대 케냐의 독립투쟁단체인 마우마우 소속 식민피해 케냐인 8,000여명의 명단을 확보, 이들을 대신해 영국 정부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마우마우는 케냐의 주요 부족인 키쿠유족을 중심으로 1950년 결성돼 1963년 케냐가 독립할 때까지 무장독립투쟁을 한 단체다. 영국군이 1952~1960년 마우마우 봉기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약 1만명이 숨졌으며 고문과 학대 등 가혹 행위를 당한 사람도 수십만명에 이른다. 마우마우에 참가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조부인 후세인 오냥고 오바마도 구금돼 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LSK측은 청구인 대부분은 전투원이 아니라 마우마우 전투원에게 거처를 제공하거나 숨겨준 이유로 영국군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밝혔다. 케냐 국가인권위원회(KHRC)에 추가로 접수된 피해자 명단까지 확보하면 청구인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폴로 음보야 LSK 회장은 “소송 규모가 수십억 실링(케냐의 화폐단위ㆍ1실링은0.01달러)에 달한다”며 “피해자들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LSK가 소송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우마우 출신 케냐인 3명은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7년간의 긴 소송 끝에 2012년 10월 영국 항소법원이 케냐인들에 손해배상 청구 권한을 인정해주면서 지난달 초 영국 정부와 배상금 협상을 시작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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