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를 '유전자변형농산물'로 번역한다. 생산량 증대나 유통ㆍ가공의 편의를 위해 유전공학기술을 써서 기존 육종방법으로는 나타날 수 없는 형질이나 유전자를 지니도록 개발된 농산물을 가리킨다. 토마토는 숙성과정에서 곧잘 물러진다. 1994년 미국 칼젠사가 유전자를 변형해 수확 후에도 상당 기간 단단한 상태를 유지하는 토마토를 개발했는데, 그게 세계 최초로 상업판매가 허용된 GMO가 됐다.
▲ GMO는 대부분 식품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복음이 됐다. 하지만 인위적인 유전자 조작이 일으킬지도 모를 해로운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GMO의 세계적 판매와 유통은 안전성 규제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안전성 평가를 얻은 콩 옥수수 유채 면화 사탕무 등 5개 농산물 87개 품목, 식품첨가물 16개 품목만 안전한 GMO로 수입을 승인한 상태다.
▲ GMO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원칙은 '실질적 동등성(substantial equivalence)'이다. 즉 기존 농산물과 GMO를 비교해 드러난 물질적 차이에 대해 독성, 알레르기성, 영양성 등을 평가해 '문제없음'이 확인되면 기존 농산물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GMO 반대론자들은 그런 안전성 평가는 직접적이고 단기적 문제만 확인할 뿐, 잠재적이고 장기적인 부작용까지 포착하지는 못한다고 주장한다.
▲ 이런 논란 때문에 GMO는 안전성 평가를 얻어도 여전히 꺼림칙한 농산물로 여겨진다. 국제적으로 널리 유통되는 옥수수나 콩 같은 알곡 GMO의 대부분이 아직은 가금류 사료용 정도의 쓰임새에 머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일부 GMO 옥수수나 콩은 이미 시리얼이나 두부 같은 식품에도 쓰이는 등 우리 식생활에서도 GMO의 입지는 넓어지고 있는 중이다. 식약처는 최근 문제가 된 미국의 미승인 GMO 밀이 국내 수입분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어제 확인했다. 하지만 밀 같은 알곡 GMO가 우리네 식탁을 점령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장인철 논설위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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