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조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팡펑후이 중국군 총참모장이 4일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ㆍ안정 정착을 위한 한중 간 군사 교류ㆍ협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과 팡 총참모장은 이날 중국 국방부와 총참모부가 함께 쓰는 베이징 '8ㆍ1청사'에서 한중 군사회담을 열어 최근 한반도 안보 정세에 대해 논의한 뒤 이렇게 합의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 측은 한중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부응해 군사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이를 위해 전략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이와 관련, 한국 합참과 중국 총참모부 간 소장급 회의 정례화, 합참의장ㆍ총참모장 간 '핫라인' 설치 및 정례 전화 공조 회의 신설 방안 등이 이날 회담에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는 "정 의장과 팡 총참모장은 이번 회담이 새로운 한중 군사관계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평가하고, 차기 한중 군사회담을 내년 서울에서 개최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한국 합참의장의 방중은 지난 2007년 이후 6년 만이다. 2009년 이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중국군 총참모장이 내년 서울을 답방할 경우 5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게 되는 셈이다.
중국군 총참모부의 초청으로 성사된 한국 합참의장의 방중과 군사회담은 여태껏 다른 분야보다 서먹했던 군사 분야에서까지 양국이 전략적 협력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시동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황지환 서울시립대 교수는 "북한을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중국의 입장이 쉽게 변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양국 군 수뇌부의 만남을 강한 대북 압박 메시지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면서도 "한국과 신뢰를 쌓고 군사 관계를 정상화해 북한의 잇단 도발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를 한층 더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중국의 의도는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한국 군 고위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우리 군 수송기 'C-130'을 타고 중국을 찾았다. 합참 관계자는 "군 고위 인사가 군용기를 타고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상호 신뢰 관계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북한에도 심리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 등 15명으로 구성된 합참 군사대표단은 5일에는 중국 측이 제공한 전용기를 타고 칭다오로 이동, 북해함대를 방문한다. 지난 2월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배치된 곳이다. 정 의장은 이곳 방문에 앞서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사로 방중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면담한 중국 중앙군사위 판창룽 부주석과도 만난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