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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 계모임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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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 계모임 모습은?

입력
2013.06.0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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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8년(조선 성종 9년) 영남 안동의 경치 좋은 낙동강변에서 5개 문중의 13명이 모여 계(契)를 결성했다. 안동에 살던 고성 이씨, 안동 권씨, 흥해 배씨, 영양 남씨, 안강 노씨 문중의 50~60세에 이르는 사람들로, 문중 간 친목과 개인적 우의를 다지기 위해 모임을 만들었다. 연배가 비슷하거나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모임 이름을 우향계(友鄕契)로 짓고, 참가자들의 이름과 본관, 관직명 등을 기록한 계회도(契會圖)를 남겼다. 두루마리 형태의 계회도가 봉화군 충재 종택의 우향계축(友鄕契軸ㆍ사진)으로 보물 제896-1호로 지정돼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8월25일까지 유교문화박물관에서 '만날수록 정은 깊어지고 - 선인들의 모임'을 주제로 우향계축 등 선조들의 모임을 엿볼 수 있는 각종 자료를 전시한다.

우향계는 아버지에서 아들의 아들로 대를 이어 500년 넘게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당시 계원의 아들과 사위들로 구성된 '진솔회'가 결성됐고, 후손들은 '세호회', '수호회' 등의 계가 새로 생겼다.

일제 감정기에 명맥이 끊겼던 우향계는 1950년대 후반에 부활, 현재 초기계원 13명의 후손 100여명이 안동댐 주위에 우향각을 짓고 매년 3월 모임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안동 지역에는 1613년에 결성된 임계계회(壬癸契會)가 400여년을 이어 오고 있다.

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서로 어울려 살아가던 선인들의 계는 박제화된 박물관의 골동품이 아니라 오늘 우리들의 삶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며 "산악회, 캠핑동호회, 해외여행모임 등 어울리고 함께 나누길 좋아하는 문화유전자는 조상들로 물려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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